
수십 년 지역 대표역, 공사 중단으로 ‘흉물’로 변한 동인천역
인천 서쪽에 있는 동인천역은 그 이름과 달리 지역의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해왔다. 1989년 완공해 한때 인천백화점과 대형 상가가 들어서며 활기를 누렸지만, 2008년 백화점이 문을 닫고 이후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됐다.
2010년 동인천역사 주식회사가 중심이 된 300억 원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으나, 이 회사의 자금난과 엉망진창 계약 관계, 복잡한 하도급 구조로 인해 2013년 공사는 완전히 중단됐다. 거대한 상가는 입구가 막혀버리고,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표지와 함께 출입도 불가능한 폐허가 되었다.

방치 15년, 오락가락 정책과 사업 실패의 연속
동인천역의 방치는 2010년 리모델링 착공 이후 2013년 완전 중단, 이후 2025년 현재까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최초 민자역사(사설운영 역사)로 1989년부터 운영됐던 이 건물은 2017년 점용허가 기간 만료와 동인천역사 주식회사의 파산으로 국가 소유로 귀속됐다.
이후에도
- 2007년 인천시의 재정비 촉진지구 지정
- 2017년 민자 2조 원 유치 및 초고층 빌딩, 대단지 아파트 발표
- 2019년 중앙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 2023년 시장 교체 등으로 정책 오락가락
- 사업성 저하, 투자자 이탈, 자금 확보 실패
- 시공사/임차인/공사업체 유치권까지 겹침
등으로 단 한 차례도 기존 건물 철거 및 신규 개발이 실질적으로 실행된 적이 없다. 이 과정에서 상업시설 운영도 멈추어 건물 전체는 사실상 ‘유령역사’로 전락했다.

유치권 갈등, 소송전·행정 혼선까지 수년간 지속
돈을 받지 못한 시공사·공사업체, 임대 상인 등 이해관계자들이 건물의 출입을 막고 유치권 행사를 이어왔다. 국가철도공단은 이들 유치권자와 끈질긴 청산 협상, 법적 소송을 벌였다. 2023년 3월 마침내 국가철도공단이 퇴거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건물 직권 처리의 길이 겨우 열렸다.
하지만 행정의 오락가락과 정치적 변수는 여전히 큰 숙제로, 계속되는 정책 변경과 사업 계획 백지화로 지역사회 불신만 커지고 있다.

근래 변화 조짐, 철거 가능성은?
연이어 좌절됐던 복합 개발, 초고층 빌딩 도입, 공공 청년주택 등 구상도 정권 교체와 정책 전환으로 모두 유야무야됐다. 그러나 2025년 초부터 국가철도공단이 실질적 개발 권한을 회수했고, 최근에는 국토교통부 철도산업위원회가 건물 철거 후 복합 개발안을 확정했다.
현재 유치권자 소송이 모두 마무리된 상태여서, 2028년 상반기 안에는 실제로 역사 철거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국토부가 최근 추진 중인 철도 지하화 계획 등으로 다시 주요 개발 청사진이 변경될 가능성도 남아있어 “계획이 또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치명적인 ‘방치의 역사’, 시민 생활과 도시경관까지 먹구름
동인천역이 10년 넘게 방치되는 동안 도심 곳곳은 흉물처럼 변했고, 주변 경제와 시민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주민들은 “도시의 상징이 폐허가 된 모습에 상실감과 불안을 느낀다”며 하루 빨리 새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동인천역, 10년 넘게 방치된 이유와 남은 과제
동인천역의 장기 방치는 엉망진창 계약, 민간사업자의 자금 고갈, 오락가락 정책, 유치권 행사와 법정 갈등까지 한국 도시재생의 치명적 문제를 집약한 사례다.
2025년 현재 법적 청산이 완료되어 2028년 내 역사 철거와 복합 개발이 현실화될 전망이지만, 지하화 등 변수에 따라 또 한 번의 우여곡절이 남을 수 있다는 점도 남아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