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형 레이저 무기 개발 공식화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시스템즈는 자국 공군을 위해 기존 지상형 레이저 요격체계인 ‘아이언 빔’을 전투기에 탑재하는 공중형 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연구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세계 최초로 전투기 기반의 레이저 요격 무기를 실전에 투입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아직 명확히 어떤 전투기에 장착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운용 중인 F-16, F-15, F-35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베잘렐 마흘리스 엘빗 CEO는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서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지상형 아이언 빔의 성과와 한계
아이언 빔은 이미 지상에서 드론 요격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주계약사 라파엘은 지난해 실험에서 다수의 소형 드론을 레이저로 격추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대중에게도 공개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중형으로의 발전은 훨씬 어려운 과제입니다. 레이저 무기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발전 장치와 에너지 저장체계를 항공기 내에 집약시켜야 하고, 고온을 제어하기 위한 냉각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구름, 안개, 비 등 대기 환경에 따라 성능이 급격히 달라진다는 점이 공중 적용의 또 다른 난관입니다.

미국도 실패한 전투기 레이저 무기 도전
사실 이 개념은 전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도 과거 유사한 시도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보잉이 추진한 YAL-1 프로젝트는 대형 여객기인 747에 대출력 레이저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려는 계획이었지만, 기동성 부족과 효율성 한계로 취소됐습니다.
또한 미 공군은 F-15 전투기에 소형 레이저 시스템을 탑재하려는 SHiELD 프로그램과 AC-130J 건십의 AHEL 프로젝트를 병행했으나, 에너지 효율 문제와 냉각 장치 한계로 좌초됐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도전이 과거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합니다.

드론 전장의 판도 바꿀 잠재력
이스라엘이 난제를 극복해 전투기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한다면, 현대전에서 드론 방어의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존 방공 미사일은 발사 한 발당 수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레이저 무기는 사실상 전기료만 소모하기 때문에 ‘저비용 무한 교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처럼 값싼 자폭 드론 수백 대가 동시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레이저 무기는 미사일 요격 체계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영국·한국도 개발 경쟁
레이저 무기 개발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은 저고도 레이저 방공시스템(LASS)을 공개해 시험 단계에 있으며, 드론과 소형 항공기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합니다. 영국의 ‘드래건파이어’는 1킬로미터 거리에서 동전 크기 목표물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높아 ‘차세대 저비용 요격체계’로 평가받습니다.
한국도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레이저 대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인데, 이미 ‘트리주브’라는 이름의 시스템을 시험 공개하며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소형 드론과 유도폭탄 수준에 국한돼 있어, 전투기 탑재형으로 발전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 될까
레이저 무기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의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점입니다. 요격 확률이 높고, 재장전이 필요 없으며, 연속적인 교전이 가능해 기존 미사일 체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방어 능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대기 환경과 전력 공급 문제, 냉각 시스템이라는 기술적 허들이 남아 있지만, 이 장벽을 넘는 순간 레이저 무기는 현대 전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공중형 아이언 빔을 성공적으로 실전에 적용한다면, 앞으로 전투기의 임무 개념은 ‘공대공 교전’에서 ‘공중 방공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전쟁 양상을 바꿀 새로운 국면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