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공 체계 요격탄 부족, 한국 안보에도 불똥 튀나

미국의 대표적인 방공 체계인 사드(THAAD)와 패트리엇 미사일의 요격탄 재고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 문제가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방어 체계까지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되며 한국도 자체 방공망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소모 속도 못 따라가는 재고량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기준 미 국방부가 보유한 사드 요격 미사일은 약 640기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은 2,7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한 수치 비교만으로도 방어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6월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150발의 사드 요격 미사일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체 추정 보유량의 약 4분의 1이 불과 12일 만에 소진된 셈이다. 문제는 2026년에 신규로 추가될 물량이 고작 37기 수준에 불과해, 소진된 수량을 회복하는 데 4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패트리엇 요격탄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영국 더 가디언은 중동 지역에서 사용된 뒤 미국의 패트리엇 재고가 계획한 수준의 25%만 남아 있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방어력 공백 우려

이처럼 미국의 요격탄 부족이 심각해지자 동맹국에 배치된 방공 체계가 본토 방어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와 패트리엇 일부가 조정된다면 그만큼 한국이 감당해야 할 공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에는 사드 포대가 단 한 곳만 운용되고 있어 당장 철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이 장기적인 재편 과정에서 해외 배치를 최소화할 경우, 한국 역시 단독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탄약 부족’

요격 미사일 재고 부족 현상은 한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요격탄이 분쟁 발생 때마다 빠르게 소진된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패트리엇 요격탄 부족으로 전선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이어졌다.

문제는 요격 미사일의 생산량이 전 세계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방위 산업의 생산 라인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워, 일단 소모가 시작되면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국, 천궁-Ⅱ 비축 확대 시급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도 천궁-Ⅱ 등 국산 요격 체계의 비축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천궁-Ⅱ는 탄도 미사일과 항공기를 모두 요격할 수 있는 다목적 방공 무기 체계로, 이미 해외 수출 성과를 내며 성능을 입증했다. 그러나 국내 비축량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의 방공 전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방어망을 보강하지 않으면 초기 대응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천궁-Ⅱ와 차세대 장거리 요격 체계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미국의 방공 미사일 부족 문제는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라,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