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지친 표정으로 주저앉은 댕댕이, ‘뭉치’의 연기력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산책길 절반쯤 왔을까, 뭉치는 다리가 아픈 척 낑낑거리며 더 이상 걷지 못하겠다는 듯 주저앉았습니다.
함께 걷던 보호자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 뭉치를 번쩍 안아 들었죠. 가뿐한 무게에 보호자는 뭉치가 정말 힘든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뭉치의 진짜 속마음은 따로 있었습니다.
뭉치는 보호자의 품에 안기자마자, 뒤따라오는 보호자의 여자친구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보았는가, 이것이 바로 품에 안겨 산책하는 특급 노하우다!’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죠.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척했지만, 실은 보호자의 품에 안겨 편하게 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자친구는 그런 뭉치의 ‘진짜 속마음’을 눈치채고 몰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속 뭉치는 보호자에게는 안쓰러운 표정을 짓다가도, 여자친구를 향해 고개를 꺾어가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죠.
집에 돌아와 사진을 확인한 보호자는 뭉치의 완벽한 이중생활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 녀석, 알고 보니 상습범이었군!’
뭉치의 ‘가짜 힘듦’ 연기는 그날 이후로 산책길의 새로운 재미가 되었습니다. 뭉치는 오늘도 절묘한 타이밍에 주저앉아 보호자의 품을 파고들었고, 그럴 때마다 보호자는 뭉치의 해맑은 얼굴을 보며 속아 넘어가 주는 척을 했습니다.
하지만 뭉치는 여전히 자신이 최고의 연기파 댕댕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죠. 뭉치의 사랑스러운 이중생활은 그렇게 계속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