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난항 끝나는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KF-21 보라매 공동개발 사업에서 인도네시아는 당초 프로젝트의 20% 상당을 부담하고 참여하는 파트너였다. 그러나 수년간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미납과 기술 이전 약속 불이행, 심지어 기술 유출 시도 등으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2019년부터 분담금 연체가 이어졌고, 2024년에는 추가 분담금 1조 원 납부 불가 선언에 이어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분담금을 대폭 감액하는 등 여러 차례 다툼과 협상이 반복되었다.

기술 이전과 협력 범위 조정
최종적으로 분담금은 약 600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되었고, 인도네시아는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동체·날개 부품 생산 및 48대 기체 유지보수 권리를 갖지만, 기술이전 범위는 기존 계획보다 축소되었다. 이는 한국 측이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현실적인 타협을 이뤄낸 결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은 인도네시아의 실질적인 사업 참여 의지와 능력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으며, 결과적으로 공동개발 관계가 약화되는 신호가 되었다.

인도네시아 국내 정치와 민족주의 영향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민감기에 민족주의가 고조되면서 KF-21 사업에 대한 여론 또한 반감이 커졌다. 일부 정치인과 네티즌들은 외국산 무기에 의존하지 말고 자국산 전투기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며, 이는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또한, 인도네시아가 다른 국가의 전투기 도입 가능성을 동시에 타진하는 등 복잡한 행보도 협력에 악영향을 끼쳤다.

UAE 등 중동 국가의 뜨거운 관심으로 시장 재편
반면 중동 국가들은 KF-21에 대한 강한 수요와 관심을 보이며, 한국 방산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키워가고 있다. 특히 UAE는 지난해 KF-21 시제기를 직접 체험하는 등 깊은 관심을 표했고, 야간 공중급유 등 첨단 기술시험 성공에 주목하며 적극적인 도입 의향을 비쳤다. 중동 지역은 전통적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산 무기에 의존해왔지만 최근 K-방산의 경쟁력과 맞춤형 기술 협력 모델에 호응을 보이며 KF-21 독점적 시장 진입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방산의 글로벌 입지 강화와 새로운 도약
인도네시아의 불확실한 태도와 분담금 문제 등 한계를 마주한 한국 방산계는 이미 인도네시아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등 여러 지역에서 KF-21은 현실적인 전력화 대안으로 부상하며 수출 성공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인도네시아와의 이별 선언은 단순한 파트너십 종료를 넘어 한국 방산이 글로벌 무대에서 독자적 입지를 강화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KF-21 발전과 실전 배치 현황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서 현재까지 극복한 수많은 기술 도전과 시험 과정을 통해 한국 공군의 차세대 핵심 전력이 될 준비를 마쳤다. 2025년을 기준으로 KF-21은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력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6대의 시제기가 시험 비행을 반복하며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며,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블록 2 단계에 해당하는 공대지 공격 능력 강화와 정찰 기능의 추가를 목표로 대규모 양산이 이어진다.
이 전투기는 첨단 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및 전자전 장비 등 국산 부품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려 기술 자립도를 높였다. 2030년대 후반에는 완전한 내부 무장창과 최신 소재를 적용해 5.5세대 또는 6세대 전투기로서 진화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성공한 야간 공중급유 시험은 KF-21의 작전 반경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며 24시간 전천후 임무 수행 능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실전 운용 능력 강화에 큰 의의를 갖는다.

새로운 시대 향한 발걸음
KF-21 사업에서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정리는 한편으론 아쉬움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방산의 자주성 확보와 시장 다변화에 긍정적 전환점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정치적 한계 속에 맞춘 현실적 조정과 함께 한국은 기술 주도권 및 국제적 신뢰를 바탕으로 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KF-21의 혁신적 성능, 완성도 높은 양산 기술, 그리고 앞으로의 진화 가능성은 한국을 세계 5대 항공 방산 강국으로 이끄는 결정적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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