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조원대 방산 대박 딜 이후의 제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단숨에 한국 방산기업의 ‘최고 VIP 고객’이 되었다.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FA‑50 경공격기 48대를 포함한 약 17조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무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폴란드는 “우리가 많이 사줬으니 이제 너희도 우리 무기를 써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이른바 절충교역 방식이자 상호 무기 거래의 첫 사례가 한국에 도입된 셈이다.

한국이 도입한 폴란드 무기는 드론이었다
폴란드가 직접 제안한 여러 무기 가운데 한국이 도입한 것은 ‘워메이트(Warmate)’ 자폭드론이다. 이 드론은 폴란드 WB일렉트로닉스가 개발한 소형 무인공격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능을 입증한 실전형 플랫폼이다. 특히 고가 레이더를 단 36만 원짜리 워메이트 한 기로 정밀 파괴하는 장면이 공개되며 언론에서 큰 회자되었다. 이는 비용 대비 300배에 달하는 전과로, 해당 무기의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드론 성능과 실적이 도입의 배경
워메이트는 날개 길이 1.6m, 최대이륙중량 5.7kg의 경량 무기다. 비행속도는 시속 80km, 공격 시 150km까지 가능하며, 고폭탄·대전차탄·열압력탄 등 다양한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한국군은 2024년 말 실전배치를 시작했는데, 도입 배경에는 북한이 무인기 전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실전 검증된 자폭드론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국내에는 아직 실전 입증된 소형 자폭드론이 없는 상황에서 워메이트 도입은 전략적 공백을 채우는 의미가 있다.

단순 수입이 아닌 상호호혜적 전략
한국 방위사업청은 폴란드와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계기로 단순 수출국-수입국 관계를 넘어 상호 호혜적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 드론 도입은 정당한 교환이며, 이를 통해 한국산 전차·포·전투기가 폴란드 내에서 보다 우호적인 조건으로 취급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었다. 실제로 폴란드는 K‑2 2차 계약과 오르카 잠수함 사업에 한국 참여 조건으로 자국산 기술 도입을 요구한 바 있다. 절충교역은 현대 방산 외교에 필수적인 요소다.

합작법인 설립까지…미래 협력의 신호탄
KADEX 2024 행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일렉트로닉스가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단순 구매를 넘어 기술 공동 개발, 생산, 제3국 수출 협력 등으로 관계가 진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방사청 석종건 청장도 “드론뿐만 아니라 플라이아이, 글래디우스 등의 협력 기회가 많다”고 언급했다. 양국의 방산 협력은 단기 수출을 넘어 공동 산업 기반 구축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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