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전 재산 쏟아부은 관광지”…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현실과 주민들
북한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만든 강원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정권의 ‘현대적 국가 이미지’와 외화벌이 전략이 결합된 대표 관광 프로젝트다. 하지만 실제 운영 방식과 비용 구조를 보면, 북한 노동자들은 평생 동안 일해도 하루 숙박조차 꿈꿀 수 없는 특권적 공간임이 드러난다.

하루 100달러, 일반 노동자 8년치 임금
북한 당국은 원산갈마관광지구를 전국 근로자에 개방하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숙박 비용이 1일 최소 100달러(미화 기준)로, 북한 일반 공장 노동자의 월급이 3만~4만원(1달러 안팎)에 그치는 현실에서 “노동자가 8년 넘게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야 겨우 호텔 하루 숙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실제 현지 주민들은 “우리에겐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체념을 내비칠 정도다.

내국인·외국인 철저 분리, ‘두 개의 세상’
이 대형 리조트는 내국인과 외국인 구역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화려하고 현대적인 호텔, 고급 수영장 등 외국인 구역에는 사복을 입은 보위성 요원이 곳곳을 지키며 주민 접근을 통제한다. 내국인 구역은 여관 수준에 그칠 만큼 시설 격차가 극심하다. 한 주민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본떠 지은 배 모양 건물은 외국인 전용”이라며, 내국인은 구경조차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당국의 개장 선전에도 불구, 실제 관광에 나설 수 있는 주민은 극히 드물다. “돈 있는 일부 주민만 간혹 이용할 뿐, 대부분은 생계에 급급해 여행은 남의 일”이라는 언급이 반복된다.

관광지 완공의 정치적 의미와 외화벌이 현실
원산갈마관광지구는 김정은이 싱가포르 트럼프 회담에서 본 글로벌 리조트의 외형을 폄작해, 북한판 ‘국가 이미지 마케팅’의 새 얼굴로 제시한 곳이다.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는 “근로자들이 세계적 명소를 열망한다”는 선전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핵심 시설의 외국인 전용과 내국인 제한, 고가 요금에 따른 주민 소외다.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 정권 이미지 제고, 국제 정상회의 유치 등 다양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절대다수 주민의 실제 삶과는 거리가 먼 “특권 공간”으로 남았다.

평생 일해도 ‘못 가는 곳’ 북한의 양극화 관광 사업
북한이 전 재산을 쏟아부어 만든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주민 평생 임금조차 하루 숙박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외국인과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상징적 “쇼윈도우”다. 현지 노동자에게는 그저 먼 꿈일 뿐, 북한 관광산업의 양극화와 ‘현실과 괴리’가 누적되는 결과로 남고 있다. 북한형 현대화의 실상은 김정은 국가이미지에 가려진 주민의 소외와 불평등의 극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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