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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식품 팔았는데도…5년간 급식먹거리 102억원 납품(종합)

연합뉴스 조회수  

수매량 예측 실패에 배추·무·양파 3만t 폐기 처분, 273억원 손실

감사원, 9년 만에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정기 감사하고 결과 공개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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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최근 5년간 식품 관련 법령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이 학교 급식 식자재를 100억원어치 이상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정기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대한 정기 감사는 2014년 11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 영업정지·이용정지 업체가 학교 급식 계약, 조달시스템 허점

감사원에 따르면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급식 식자재 전자조달 시스템(급식시스템)’에서 시스템 이용정지 업체가 최근 5년간 총 102억원 규모의 식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급식시스템에서 영업정지 업체가 체결한 식자재 계약도 2억3천만원어치 적발됐다.

정지 기간 중 위장 업체를 이용해 총 5억6천만원어치 식자재 계약을 체결한 경우도 있었다.

급식시스템은 전국 1만1천976개 초·중·고등학교 중 9천407곳(78.5%)과 유치원·어린이집 등 1천123개 기관이 사용하는 식자재 공공 조달 시스템이다.

식품 관련 법령을 위반해 과태료·과징금 등 행정 처분을 받은 업체는 처분일로부터 3개월간 급식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으며, 영업정지 업체의 경우 정지 기간이 종료된 후 3개월간 이용이 금지된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정지 기간 급식시스템을 이용해 계약을 따낸 업체가 다수 적발됐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하거나 보관해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이 공공 조달 시스템을 거쳐 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한 것이다.

이는 행정처분 내역이 급식시스템에 자동으로 연계되지 않는 데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행정처분 대상 업체 입력을 누락했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식자재 공급사의 행정처분 내역이 급식시스템에 자동으로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주기적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위장업체를 파악·점검하도록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 농산물 가격 경보에도 대응 놓쳐…물량 예측 실패에 대규모 손실

이번 감사에서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농산물 가격 급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3년간 배추·무의 ‘가격 상승 위기 경보’가 10회 발령되는 동안 총 3회 비축 물량을 방출하지 않았다.

감자는 수급 조절 매뉴얼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비축분이 부족해 작년 상반기에는 아예 방출하지 못했고, 고추·마늘·양파의 경우 경보가 발령됐는데도 저율 관세 적용 가능 물량을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위기 경보가 발령되면 비축 물량을 풀거나 낮은 관세로 농산물을 수입해 물가 상승에 대응해야 하는데, 공사가 이러한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매량 예측 실패에 따른 손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3년 동안 수급 부족에 대비해 수매 비축한 배추, 무, 양파 가운데 3만78t은 폐기 처분됐으며, 이에 따라 총 273억원의 폐기 손실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내 신선란 수급이 안정되는 상황에서 신선란이 1억개 넘게 추가로 수입되면서 2천125만개가 폐기 처분된 사례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또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활용되는 ‘농산물 가격 안정 기여 성과’ 지표를 관리 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알리지 않고 임의로 변경해 7년간 만점을 획득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 위기 경보 시 배추·무 등의 물량을 바로 방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한 담당자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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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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