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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뜻 아니다? SSG는 왜 우승감독 김원형을 경질했을까… FAQ로 풀어본 충격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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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SSG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31일 SSG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계약 기간을 2년 남겨두고 물러난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계약 기간을 2년 남겨두고 물러난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팬들이라면 한 번쯤은 그려볼 만한 시나리오였지만, 정작 현실로 다가오자 모두가 놀랄 만한 충격이었다. SSG가 2022년 통합 우승을 이끈 사령탑인 김원형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남은 김 감독은 그렇게 SSG에서의 3년 감독 생활을 마쳤다. SSG의 전격적인 결정을 둘러싼 후폭풍도 상당하다.

SSG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원형 감독의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SSG는 보도자료를 통해 31일 오전에 최종적으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당사자인 김원형 감독에게는 31일 오후 12시 30분경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SSG는 “SSG는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SSG는 올해 정규시즌 3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시즌 4위 팀 NC에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3연패로 충격적인 탈락을 맛봤다. 그러나 SSG는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 보다는 좀 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고 했다.

1991년 쌍방울에서 프로에 데뷔, 현역 통산 134승을 거둔 레전드 출신인 김원형 감독은 SSG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SSG의 전신인 SK가 쌍방울 선수단을 위주로 창단했을 때 김 감독도 그 일원 중 하나였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SK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팀의 주장을 맡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SK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동료 및 코치 시절 제자로 인연을 맺은 선수들이 여전히 SSG에는 많이 남아있다.

이후 롯데와 두산에서 코치 생활을 하기도 한 김 감독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위기의 SK 사령탑에 올랐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는 2019년에도 비극의 주인공이 됐으나 그래도 정규시즌 88승으로 2위를 차지한 팀이었다. 하지만 세대교체 실패와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등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2020년 9위까지 처지는 등 풍파가 거셌다. 이에 SK는 건강상 이유로 물러난 염경엽 감독(현 LG 감독)의 후임으로 김 감독을 낙점했다.

공교롭게도 부임 이후 SSG가 SK를 인수하면서 SSG 초대 감독의 타이틀도 달았다. 김 감독은 2021년 없는 살림으로 끝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에 나서는 등 나쁘지 않은 감독 데뷔 시즌을 보냈다. 박종훈 문승원이라는 주축 선발 투수들의 팔꿈치 수술 이탈 속에서도 마지막 날까지 5위를 놓고 경쟁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김광현의 가세 등 한결 나아진 전력 속에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최종일까지 1위를 지킨 우승)를 이뤘고,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을 꺾고 통합 우승을 이뤘다.

▲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의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의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 직전 3년 총액 22억 원에 재계약을 해 구단의 신뢰를 과시했던 김 감독의 앞에는 특별한 장애물이 없어 보였다. 올 시즌에도 시즌 중반까지 2위를 지키며 괜찮은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중용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고, 그 뒤를 받칠 세대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낀 결과 시즌 한때 6위까지 처져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김 감독 리더십이 팬들 사이는 물론 구단 내부에서도 시험대에 오른 시점이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3패로 탈락하며 지도력이 흠집이 났다. 그렇다면 SSG는 그래도 성적이 괜찮았던 김 감독을 전격 경질했을까. 몇몇 각도에서 이유를 살펴보고 전망을 짚어봤다.

Q) SSG는 우승 감독인 김 감독을 왜 경질했나

SSG는 공식 발표와 구단 관계자를 통해 “성적 때문이 아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감독을 경질할 때는 어떠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계약이 2년이나 남은 김 감독처럼 특이한 케이스라면 더 그렇다. SSG는 “먼저 지난 3년간 팀에 공헌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감독은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끈 감독이고, 올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3위를 했다. 팀 연봉 1위 팀이라고 해도 항상 우승을 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을 성적 때문에 경질했다고 하면, 사실 김 감독 이전에 유니폼을 벗어야 할 감독들이 꽤 많다. “3위를 해도 구단은 만족하지 못한다”는 대외적인 이미지도 추후 감독 선임에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설사 SSG가 올 시즌 성적에 불만을 품었다고 해도 이를 명분으로 내세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SSG가 내세운 명분은 ‘변화’와 ‘혁신’이다. 이를 통해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SS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조금씩 이런 구상을 그리고 있었다. 현재 팀의 뼈대를 이끄는 베테랑 선수들의 나이가 많았고, 팀이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 전력에 대비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올해 그런 구단의 생각 김 감독의 엔트리 운영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는 내부 판단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건 사실이다. 

김 감독은 부임 초기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때로는 팬들의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고집스럽게 기회를 주는 모습 또한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가 박성한이고, 최지훈 오원석 최민준 등 신진급 선수들의 약진도 있었다. 구단 내부에서 “피드백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갈수록 보수적인 성향을 띄었다는 게 SSG의 내부 판단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젊은 선수의 기용, 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 등 몇몇 부분에서 프런트와 감독의 대화가 잦았던 것도 이를 상징한다. 이는 시즌 막판 몇몇 자그마한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 시즌 리뷰를 했을 때 이 부분이 궁극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판단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이 중요한 감독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측면도 없지 않았지만, 결정적으로 2024년에 이런 기조가 바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지 못했다. SSG가 보도자료에 ‘쇄신’, ‘변화’, ‘혁신’ 등의 단어를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 대폭적인 쇄신이 불가피해진 SSG 코칭스태프 ⓒ곽혜미 기자
▲ 대폭적인 쇄신이 불가피해진 SSG 코칭스태프 ⓒ곽혜미 기자

▲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SSG 수뇌부 ⓒ곽혜미 기자
▲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SSG 수뇌부 ⓒ곽혜미 기자

Q) 김원형 감독의 경질과 새 감독은 내정되어 있었나

시즌 내내 김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황상 김 감독의 경질이 내정되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SSG의 시즌이 종료된 건 10월 25일이고, 구단 핵심 프런트들은 마무리캠프 등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27일까지 정상적으로 업무했다. 내정이 되어 있었다면 굳이 31일까지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다.

시즌 막판과 시즌이 끝난 뒤에도 SSG 내부에서 “감독님을 비롯한 구단이 조금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개진됐지만, 그것이 감독 교체를 의미하는 뉘앙스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변화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김원형 감독 자신과 체제 내부에서의 변화지 급격한 코칭스태프 정리를 의미하지는 않는 뉘앙스였다. 갑작스럽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제법 있다.

특히 31일은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는 날이다. 상도의상 구단들은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리는 당일에 중요한 안건을 발표하지는 않는다. SSG 관계자는 “플레이오프 경기 당일 자료를 배포하게 돼 진심으로 송구하다”라는 표현까지 쓰기도 했다.

프런트는 최근 며칠간 2023년 시즌 전반을 놓고 내부 평가 및 논의를 했다. 처음부터 김 감독 경질을 상정하고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미 명단을 확정한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명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으면서 점차 의구심이 커지는 양상이었다. 처음에는 팀을 떠나기로 한 코칭스태프 문제로 여겨졌으나, 예상보다 큰 폭의 코치진 대거 이탈과 리뷰 과정에서 평가가 계속 심화됐고 궁극적으로는 김 감독을 포함한 전체적인 틀의 논의로 이어졌다는 게 구단의 이야기다.

SSG는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팀 성적보다는 선수단 운영, 그리고 겉에서는 잘 알 수 없는 내부 리더십 등 여러 가지가 평가요소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에서는 코치들의 계속된 이탈도 주목하는 시선이 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SSG는 김 감독이 가져다보는 ‘득’보다는 ‘실’을 더 크게 봤다는 의미가 된다.

SSG는 새 감독이 이미 선임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있다. “감독 계약 해지가 오늘 결정됐다. 새 감독 후보 리스트업도 오늘부터 시작한다”는 게 공식적인 발표다. 

Q) 김 감독 경질 결정은 정용진 구단주의 지시, 혹 여론 눈치 보기였나

정용진 구단주의 야구단 사랑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경기장을 자주 찾는 구단주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개인 SNS에도 여러 각도에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남겨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 구단주가 감독 경질이라는 뭔가의 ‘오더’를 내렸다는 의혹은 충분히 품어볼 수 있다. 어쩌면 합리적인 의심이다. 하지만 SSG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SSG 관계자들에 따르면 감독 경질에 대한 논의는 구단 내부부터 시작했으며, 이것이 단장과 사장으로 올라갔다. 민경삼 대표이사와 김성용 단장도 처음에는 통합우승의 공적에 2년 계약이 남은 김 감독 경질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 의견이 모아지자 이것을 야구단의 뜻으로 올렸고, 정용진 구단주는 이에 대해 결재만 했다는 것이 SSG의 항변이다.

▲ 정용진 구단주 ⓒ곽혜미 기자
▲ 정용진 구단주 ⓒ곽혜미 기자

위에서 찍어누르는 게 아닌, 아래로부터의 의견 개진이었다는 이야기다. SSG 관계자는 “구단주께서는 야구단의 자율을 많이 보장해주시는 편”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는 지속적으로 논란과 관심거리가 될 만한 파급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나 지난해 시즌 뒤 ‘비선실세’ 논란을 자초했던 SSG로서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론의 눈치를 본 것은 더더욱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시즌 막판 김 감독의 운영을 비판하는 팬들의 여론이 비등했던 건 사실이다. SSG가 그런 여론의 뜻을 읽었다는 추론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SSG의 설명은 오히려 반대다. SSG 관계자는 “비판을 많이 받을 것을 예상했지만, 구단의 미래를 위해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결정이 팬들의 큰 비판을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여론의 비판을 피해가려면 김 감독에게 시간을 더 준 뒤 내년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Q) 차기 감독은 누가, 어떤 성향이 되나

SSG는 보도자료에서 김 감독 계약 해지에 대한 사유를 명확하게 밝혔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 사유는 새 감독 선임의 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SSG는 “감독 거취가 이제 결정됐다.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신속하게 인선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외국인 감독보다는 국내 감독,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기준은 팀 세대교체를 얼마나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지로 맞춰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기존에 경력이 있는 베테랑 감독, 이른바 ‘올드보이’보다는 참신한 인사에게 새로운 판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시점에서는 구단도 그런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다만 새 감독에게 주어진 난이도가 낮지는 않다. 그렇다고 성적을 포기할 수 없는 팀이기 때문이다. 성적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윗선의 의중 또한 마지막까지 남은 변수다. 일단 새 감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수단 정리 또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게 SSG의 방침이다. 

일단 많은 코치들이 나간 만큼 코치들을 채워 넣는 게 급선무다. SSG는 타 팀의 러브콜을 받은 몇몇 코치들의 퇴단이 확정됐고, 사실상 준플레이오프 당시 있었던 1군 코칭스태프 중 거의 대부분이 팀을 떠나는 것이 유력하다. 이에 SK의 색깔이 상당 부분 지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류선규 단장이 석연치 않게 팀을 떠났고, 올해 김원형 감독과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 몇몇도 팀을 떠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올 일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이렇게 한 번에 정리되는 그림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았다.

SSG는 새 감독 내정과 별개로 몇몇 코치들과 접근해 몇몇 인사는 영입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감독이 오면서 사단을 대거 데려오는 모습을 그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SG는 신중하게 차기 감독을 판단하겠다면서도 너무 늦어지는 그림은 원치 않고 있다. 당장 1일부터 가고시마에서 마무리캠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향후 3~4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논란 끝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 논란 끝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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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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