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를 넘나드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뮤지컬 ‘헤드윅’ 공연장, 짙은 스모키 화장에 금색 가발, 미니스커트 차림의 조정석이 요염한 몸짓으로 말하자 관객들이 열광한다. 2004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약하는 조정석이기에 가능한 애드리브다.
ⓒ쇼노트
지금은 흔해졌다곤 하지만, 여장남자 소재를 다루는 콘텐츠는 여전히 배우들에게도 쉽사리 도전하기 쉬운 설정은 아니다. 자칫 어설프게 표현했다가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올 수도 있고, 너무 가볍게 그려냈다가 다소 희화화되기 쉬운 캐릭터로 비춰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정석은 무려 ‘헤드윅’에 이어 오는 7월 선보일 영화에서까지 여장남자로 대중 앞에 선다. 김한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파일럿’을 통해서다.
물론 뮤지컬와 영화의 결은 매우 다르다. 뮤지컬은 조정석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애드리브가 작품의 전체 색깔을 좌우할 정도로, 전적으로 배우의 역할에 의존한다. 때문에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러닝타임도, 애드리브도 제각각이다.
뮤지컬에서도 곳곳에 코믹한 요소가 묻어 있긴 하지만, 록 음악과 함께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주인공 헤드윅의 삶의 궤적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다룬다. 지난 2012년 스웨덴 영화 ‘콕핏’(Cockpit)을 리메이크했다.
사실 외적인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없다. 이미 ‘헤드윅’으로 2006년부터 네 차례나 드랙퀸에 걸맞은 외모와,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여 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된 영화 예고편에서 여장한 채 기대 이상의 미모를 뽐내는 조정석의 모습이 담긴 예고편은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각종 ‘밈’을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았고, 2편의 조회수가 총 1200만회를 넘어섰다.
그의 주전공 역시 ‘코미디’다.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 ‘오 나의 귀신님’ ‘최고다 이순신’ 등의 작품에서 로맨틱한 코미디를 선보였고 영화 ‘엑시트’에서는 현실 코미디 재난 영화를 선보였다. 그의 작품 속에는 늘 ‘코미디’가 담겨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그는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주고자 한다.
꼭 ‘여장’이라서만은 아니다. 조정석은 그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배우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뮤지컬 등의 작품은 물론이고 올해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으로 보여줄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음악에 진심’인 20년차 배우 조정석의 신인가수 데뷔 프로젝트까지,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조정석의 또 다른 얼굴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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