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거칠고 까끌까끌한데, 이상하게 차갑기보단 따뜻하다.
5일 오후 6시 16분, 임영웅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곡 ’온기’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온기’는 임영웅이 특별히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앞서 티저 영상을 통해 임영웅의 색다른 모습이 공개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임영웅은 공개 시간을 자신의 생일인 6월 16일로 설정하며 의미를 더했다.
‘온기’의 뮤직비디오는 임영웅이 전북 익산과 충북 충주 등에서 배우 안은진, 현봉식과 단편 영화를 촬영한 것의 일부 장면으로 구성됐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이먼 도미닉, 다이나믹 듀오, 코드 쿤스트 등 다양한 뮤직비디오와 광고 제작으로 명성을 쌓은 권오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임영웅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극대화한 작품으로 보인다. 황야에서 차에 올라탄 임영웅은 그간 각종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줬던 깔끔하고 댄디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얼굴에 깊은 상처가 새겨진 채 지친 눈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아무도 모를 거야/말한 적 없을 테니/아이처럼 울고 싶은 순간들”이라는 가사가 절묘하게 겹쳐지며 곡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이때 배우 안은진이 등장한다. 안은진은 특유의 처연한 눈빛으로 차창을 열고 창밖을 바라본 채 생각에 잠긴다. 안은진은 다음 장면에서는 힘없는 걸음으로 어딘가를 걸어갔다. 그를 잡은 카메라 앵글도 초점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며 작품의 스산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한편 임영웅은 운전 끝에 한 폐허에 도착한다. 누군가를 찾는 듯 임영웅은 계속해서 건물을 돌아다니고, 결국에는 무언가를 찾은 듯 총을 들고 경계 태세를 취한다. 이 장면에서 ’온기’는 하이라이트로 다다르고 ”혼자인 것 같아/그 어둠 속에 단 한 번의 용기/다른 사람의 온기/그 작은 시작이 돼줄 수 있어”란 가사가 어우러진다.
비디오 속 임영웅은 과연 ‘누군가’를 찾았을까.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를 보여주지 않은 채 어딘가를 향해 운전하는 임영웅의 모습으로 화면을 전환하며 여운을 남겼다. 작품 말미 임영웅은 마침내 차를 멈춰 세우고, 차에서 내린 후 낭떠러지 끝에 다가가 먼 곳을 바라본다. 카메라는 앵글을 확대시켜 풍경 속에 어우러진 임영웅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때 어두운 화면 속 임영웅이 서 있는 자리에만 빛이 어렴풋이 내리쬐고 ”나 곁에 있어요”라는 가사가 깔리며 비디오가 마무리된다.
이번 뮤직비디오 작업 과정에서 임영웅의 곡 ’온기’의 가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비디오는 절묘하게 곡의 분위기 및 가사와 맞아떨어지며 임영웅이라는 아티스트의 갈등과, 그 끝에 그가 선택한 결론 및 해소 방식을 짐작케 한다.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들이 갇혀있는 세계는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지 않은 폐허고, 그들은 폐허 속에서 방황을 이어간다. 뮤직비디오는 생명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결국 이 암울한 세계는 무서우리만치 다정한 곡 ’온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것이 임영웅이 리스너에게 보내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때론 어른이라는 무게감이 당신을 어둡고 깊은 곳에 몰아넣더라도, 나는 당신 곁에서 ’온기’가 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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