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역사와 함께해온 충무로 터줏대감 대한극장이 66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30일 전자 공시를 통해 극장사업부(대한극장) 영업을 오는 9월 30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영업 종료 결정의 이유로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해소”와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 개선”을 꼽았다. 또 대한극장 영업 종료로 “사업 체질 및 손익 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했다.
대한극장은 1958년 서울 충무로에서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했다. 당시 미국 영화사 20세기 폭스의 설계에 따라 건축됐다고 한다. ‘벤허'(1959), ‘사운드 오브 뮤직'(1969), ‘킬링필드'(1985) 등 대작 중심으로 상영하면서 충무로의 간판 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대형 스크린에 웅장한 사운드를 맛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극장으로 대작 흥행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벤허’와 같은 영화를 보러 지방에서도 대한극장을 찾아오는 영화 팬들이 많았다.
2001년 5월에는 국내 극장의 멀티플렉스 전환에 발맞춰 ‘징기스칸’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고 250억원을 투입해 이듬해 12월 11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그러나 국내 영화산업이 멀티플렉스 3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사양 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을 닫은 대한극장 건물은 공연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빌딩을 개조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머시브 공연인 ‘슬립 노 모어’를 수익 배분 방식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머시브 공연은 객석 경계를 없애거나 넘나들 수 있게 한 관객 참여형 공연을 가리킨다. ‘슬립 노 모어’는 이머시브 공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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