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4월 25일 3차 경매에서 ‘임자’가 나왔다. 그래서 나는 무주택자가 됐다.
아내 명의(실은 공동명의였는데 대출 편의때문에 넘겼음)의 사당현대아파트 44평형(요즘 기준으로 37~38평형) 감정가 12억원짜리 아파트가, 1차 유찰, 2차 유찰된 후 3차 경매에서 드디어 감정가의 70% 근처에서 낙찰됐다.
그러고도 빚이 약간 남았는데 회생절차를 밟아서 정리할 것이다. 아내는 재산이 0가 됐고(실은 마이너스 몇 천), 나는 약간 남았다. 그런데 내 개인 빚을 감안하니 부부 합산 재산이 거의 0원에 수렴하는 것 같다.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사실은 작년 8월에 우연히 알았다. 이 사태를 막아 보려고 여동생에게 돈을 빌려 밀린 이자 상환하고, 9월에 시작된 경매를 취소& 유예시켜 ‘급매’ ‘급급매’ ‘급급급매’로 팔아 보려고 무진 노력하였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점에서 시세의 70%라도 경매 임자가 나타났으니 천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가 아파트 대출을 막고, 세금 정책(양도세 중과 등)으로 사지도 팔지도 가지고 있기도 힘들게 만들어 놨는데, 윤석열 정부는 고금리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입법사항 등은 제대로 풀지를 못하니, 결국 나도 ‘부동산 시장 경색’의 직격탄을 맞은 수백 만명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1994년 9월 은평구 기자촌 집을 산 이후 딱 30년 만에 ‘무주택자’가 됐다.
몇 개의 불운이 중첩되었는데, 가장 큰 것은 2020년 4월 총선 투표 하루 전날(쓸 돈 거의 다 쓴 상태에서) 김종인-황교안에 의해 제명된 것이 가장 컸다(선비용을 보전받지 못함). 설상가상으로 김종인은 2020년 5월 초에 비대위원장으로 왔으니 복당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2020년 이후 언론 관련 소송과 징계무효 가처분~대법원까지 총 5번의 재판 비용은 대충 인지대만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서울시장 예비후보 역시 몇 푼 안들었다)
한국에서 출마자라는 존재는 대체로 몇년 간 준비하면서 수억원의 직접 비용 또는 기회비용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컷 오프, 경선 패배, 본선 패배가 일상사다. 그러니 컷오프, 공천취소, 제명 등에 분개하거나 충격을 받을 사람은 현실정치를 안하는 것이 좋다. 다 병가지상사다.
30년 유주택자가 무주택자로 된 것은 김종인-황교안의 닭짓 외에도 애들때문에 큰 돈 나갈 일도 있었고, 돈 들어올 구멍은 오히려 더 작아졌고(이 역시 제명과 관련이 깊다), 대출 실수(초고금리) 등도 있었다. 그 외에 자잘한 것 몇 개 더 있다.
그런데 애들 다 키워놓고 독립을 시켜놨겠다, 최소 10년은 부부 모두 3040만큼 일할 능력도 있겠다, 국민연금도 좀 있고(부부 각각 130만원 가량)하여 걱정이 안된다. 솔직히 신혼 살림을 시작하는 느낌이다. 그것도 이젠 큰 집도 큰 돈도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속 편한지! 집이 줄어들면 수천 권의 책을 100~200권만 남기고 버리면 될 일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낸 돈 보다 훨씬 많이 받는, 도대체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지속가능해서도 안되는 연금이라 저 가치의 절반 정도로 본다. 공무원 교원 연금도, 모든 자산 가치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능력/생산성에 비해 너무 잘 살기에, 10~20년 안에 그리스의 비극을 겪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긴축하며 살 일이다. 그리고 정치를 선진화시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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