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연하남의 당돌한 직진 고백, 오랫동안 자신의 곁을 지키며 수많은 직함을 가지고 있는 아내를 위해. 배우 이도현 황정민의 수상 소감이 짜릿함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D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영화 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의 영광은 영화 ‘파묘’에서 봉길 역을 맡은 이도현에게 돌아갔다.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역으로 열연을 펼친 황정민 품에 안겼다.
이날 두 사람의 수상만큼이나 수상 소감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나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아내를 위한 고백이 눈길을 끌었다. 연하남은 당돌하게, 결혼 20년 차의 남편은 진솔하게 고마움을 전해 환호와 감동을 동시에 줬다.
먼저 공군으로 복무 중인 이도현은 제복을 입고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오늘 아침에 나왔는데, 미리 수상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파묘’라는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봉길이란 역을 할 때 너무 어려웠고, 그래서 감독님이 미웠다”며 “쉬운 연기는 없다고 생각한 저로서는 큰 도전이라 열심히 준비했다. 다음엔 더 잘하고 싶다. 다음에도 불러달라”고 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연인 임지연을 향해서도 “지연아 너무 고맙다”고 말해 현장의 환호를 끌어냈다. 두 사람은 넷플릭스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5세 연상연하 커플이다.
그동안 백상예술대상과 인연이 멀었던 황정민은 처음으로 트로피를 챙기게 됐다. 그는 가장 먼저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둘도 없는 저의 영화 동지이고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우성 씨”라며 함께 출연한 정우성을 언급했다.
‘서울의 봄’ 출연을 결정하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는 황정민은 “김성수 감독님이 ‘여러분은 큰 용기를 갖고 있으니 열심히 해도 된다’고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너무 감사하다. 한 편의 영화가 나왔는데 안 좋았던 시기였지만, 이 영화를 사랑해 준 관객들의 큰 용기로 이 좋은 상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저의 아내이자 영원한 동반자, 제일 친한 친구인 아내 김미혜 씨에게 너무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먹먹함을 안겼다.
황정민 김미혜 부부는 지난 2004년 결혼했다. 올해 결혼 2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상까지 받으며 기쁨이 배가 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9년 ‘캣츠’로 알려져 있다. 김미혜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 ‘넌센스’로 데뷔했으며,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이 대표작이다. ‘샘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황정민 박정민 등이 소속돼 있다.
연하남의 직진 고백과 황정민의 감동 소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짜릿함과 울컥함으로 물들이고 있다.
한편, 이들만큼이나 시상식을 지배한 수상소감이 또 하나 있었으니. 이날 영화 부문 예술상을 수상한 ‘파묘’의 음향감독 김병인이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저희 아내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면서 아내의 이름을 언급하며 “사랑한다. 오늘 뜨밤 보내자”라고 코멘트를 남겨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MC 신동엽은 “‘파묘’ 음향감독님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아, 나도 저런 능력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나도 솔직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다). 저는 생방송 시상식 몇십 년 동안 함께하면서 ‘사랑하는 아내와 오늘 뜨거운 밤 보내고 싶습니다, 뜨거운 밤 보내자’ 하는 걸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