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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파친코’ 시즌 2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 배우 참석

8월 23일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Apple TV+ 오리지널 ‘파친코’의 시즌 2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 배우가 참석했다.

Apple TV+ 오리지널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1945년부터 1989년까지 시대를 풍미하는 삶과 가족 4대를 걸친 거대한 스케일과 서사를 따뜻하게 담아냈으며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시즌 2에서는 7년이 흐른 1945년을 배경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자네 가족 에피소드와 노년의 선자가 아들 모자수와 손자 솔로몬과 일본에서 겪는 차별과 슬픔, 분투, 그리고 사랑의 에피소드가 교차한다.

시즌 1부터 참여한 인물과 시즌 2에 합류한 인물의 소개가 이어졌다.

나이 든 선자 역의 윤여정은 “쿠니무라 준은 원래 노련한 배우라 소통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고, 고한수 역을 맡은 이민호는 “시즌 1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을 다뤘다면, 시즌 2는 실제 살아가고,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수는 본인 욕망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김민하는 “7년의 시간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두 아이가 성장하면서 모성애도 더 많이 생겨났다.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로 확장되며 관계 속에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고, 정은채는 “시즌 1의 혼란을 겪고 시즌 2에서는 자세히 다뤄지는 캐릭터다.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내려놓으면서 적응해 나가는 강인해진 경희를 만날 수 있다”며 “이전 경희가 타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인물이었다. 창호의 등장으로 일상이 흔들린다. 자신의 존재와 현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었다”며 경희의 변화를 예고했다.

김성규는 시즌 2의 창호를 맡아 합류했고 전작이 생각나지 않는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다.

김성규는 “오디션을 보고 합류하게 되었다. 발설 금지 규정이 있어서 혼자서 조용히 기뻐하면서 촬영 준비를 했었다. 제일 기대했던 건 선자 가족과 함께했던 경험이 캐릭터를 넘어 배우로서도 소중했다는 거다. 혼자 있어야 하는 캐릭터를 자주 맡아 늘 혼자 촬영했었는데 이제는 (어엿한) 가족이 생겨 함께하는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파친코’의 가족이 모두 파친코를 배경으로 춤추는 오프닝 시퀀스가 알려졌다. 시즌 2도 기대된다.

이민호는 “촬영 3일 전 시대와 시대를 잇는 장면에서 한수가 문워크를 했으면 한다고 들어, 맹 연습해 완성했다” 김민하는 “이틀 촬영했는데 아직도 핸드폰의 연습 영상이 저장되어 있다. 떨렸지만 아이들이 음악이 나오자 경쟁하듯 춤추는 모습이 귀여웠고,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성규는 “시청자로서 시즌 1을 보면서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없는 표정이라 즐길 수 있는 장면이었서인지 부담이 컸다. 촬영 전날 엘리베이터에서 춤 연습을 하다가 1시간 동안 갇히기도 했다”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시즌 2는 새롭게 발견하는 사랑과 놓치게 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거의 모두가 사랑을 하는 가운데 고한수는 사랑인 듯 집착하는 소유욕이 커졌다.

이민호는 “팬이 지어준 해바레기(해바라기+쓰레기 합성어)가 기억난다. 선자와 첫 만남 때부터 사랑 이상의 감정이길 바랐다. 선자는 한수와 같은 결의 인간(강인함) 임을 느껴 첫눈에 반했다고 해석했다. 사랑보다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감정이 이어졌다. 서로를 이해하는 게 서툴렀고 그럴 필요도 없는 토막 난 감정이 큰 시대기도 했다. 선자를 이해한다기 보다 한수의 감정이 우선이다. 선자가 가는 길보다 내 길이 중요했다. 시즌 2에서는 더 많이 가지면서 선자와 노아에게 집착한다”라고 변화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어 “결국 ‘파친코’는 인간의 존재 의미를 질문한다. 명확하지 않지만 에너지를 내면서 좇아간다. 한수는 욕망이 커져 점차 정체성까지 희미해진다. 가장 욕망하는 건 뭔지 집중하게 되었다. 지금 시대였다면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없었을 거다. 비도덕적인 인물이지만 불필요한 에너지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로 해석했다”고 답했다.

아들 노아를 대하는 부성애 연기에 대해 “섬세한 부성애보다는 혈육, 피 같은 원초적으로 접근했다. 내 핏줄인 유일한 아들은 내가 세상에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인간이다. 부성애보다 유일한 혈육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만 생각한다”며 “시즌 1이 척박한 메마른 땅의 느낌이었다면, 시즌 2에서는 인물들이 사랑하고 있다. 좋은 에너지와 원동력이 되는 사랑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시대 배경과 독특한 관계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며 시즌 2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선자는 한수를 볼 때 묘한 감정이 교차한다. 강하게 한수를 밀어내지만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

김민하는 “한수는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준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다. 첫사랑을 떠나 새로운 문을 열게 해주었기에 사랑으로 정의하기에는 너무 큰 사람이다. 전쟁이 터지면서 현실적으로 그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시즌 2에서는 관계가 더 복잡해지면서 삶에서 없어지길 매일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한데 결국 인정하는 순간까지 오게 된다.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기 힘든 복잡한 마음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더욱 커진 선자의 모성애에 대해 “엄마가 처음이라 모성애가 숙제였다. 엄마와 할머니에게 자문했는데 ‘너 니까’라는 단순한 답을 받았다. 현장에서 두 아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감싸주고 싶고 지켜주고 싶은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 감정을 토대로 배우게 되었고 깨달음도 얻었다”라고 답했다.

‘파친코’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경험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제작 시스템의 차이점이 있었을 거다.

정은채는 “큰 규모의 세트장이 주는 웅장함과 미술의 힘을 느꼈다. 특수하게는 한국인, 일본인, 미국인 등이 섞인 현장이라 여러 갈래의 대화가 오고 갔다. 어려웠지만 신선한 즐거움이었다”고 했다. 김성규는 “계획한 시간을 넘지 않으려고 정확한 시간을 쓴다. 특별하게 주말을 앞두고 기뻐하는 스태프의 모습이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태도였다. 오픈 세트의 규모에 놀라웠다”고 답했다.

시즌 1에서는 제주도 방언, 시즌 2에서는 오사카 방언이 등장한다. 여러 언어가 등장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민호는 “현장에 일본어, 영어, 한국어가 들려 정체성을 잃기도 했다. 결국 어떤 언어가 중심이 되는 자리냐에 따라 달라진다. 문화와 감정을 따라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일본어로 대사가 힘들었다. 토론토에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구구단 외우듯이 달달 외웠다. 태어나 살지 않으면 어차피 고쳐지지 않는 어눌한 발음일 거다. 문제는 한국말로 이해되어야 감정으로 연결된다는 거였다”

“(이방인의 삶) 어떤 기분으로 연기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배우는 상상으로 연기하는 직업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라 불편과 힘듦보다 생존과 적응, 가족과 나를 지키는 것에 중점 두었다. 아픔을 큰 소리 낼 수 없는 인물이라 이방인으로서의 차별에 분노할 수도 없다. 74세 올드 선자 제안받을 때 (내가) 마침 74세였고 분량도 많지 않아서 할만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오히려 분량이 적을수록 좋다. 만약 시즌 3이 만들어진다면 (일본어 대사가 있다면) 안 하고 싶다”며 힘들었던 일본어 연기를 장난스럽게 토로했다.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아픈 한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글로벌 OTT에서 한국 역사를 담은 콘텐츠에 참여한 소회가 이어졌다.

윤여정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다. 못 배우고 가난했던 선자이지만, 천박하지 않게 살고자 했던 꼿꼿한 정신의 선자를 연기하게 되어 좋았다. 아들 역할(모자수)을 했던 ‘아라이 소지’는 실제 자이니치(재일교포) 다. 자이니치의 삶을 물어봤는데,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어느 순간 이야기를 듣다가 울었다. 책에서 배우지 않았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오디션 제안받고 대본을 받아 봤을 때부터 주목받지 못했고, 관심 없었던 이야기를 큰 시장에서 관심 가져 주는 의미가 컸다. 참여하고 보니 조상의 희생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역사적인 사건을 되돌아보고 소외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는 의미가 큰 작품이다”라고 답했다.

김민하는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다.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고 내 이야기라고 말해주는 후기를 보면서 한국의 이야기 같아도 전 세계적으로 공감되는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고 했다. 정은채는 “살아보지 못한 시대와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간접적인 배움과 상상의 행동이다. 현재 우리가 겪는 각자의 아픔과 분노를 깊이 생각해 보면서도 가족끼리 긴밀한 연대를 생각해 보게 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친코’의 시즌 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8월 23일(금)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10월 11일(금)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Apple TV+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글: 장혜령
사진: 장혜령, Apple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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