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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배우들이 스트레스 받지않고 즐겁게 일한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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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 기자간담회
류승완 감독, 황정민, 정해인 배우 참석

9월 9일 용산 CGV에서 영화 ‘베테랑2’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류승완 감독, 황정민, 정해인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편의 흥행 이후 9년 만에 나온 속편을 향한 기대감이 전해졌다.

영화는 사법제도의 문제점과 사적 단죄, 사이버 렉카, 언론의 기능, 학폭 등 최근 다양한 콘텐츠에서 다뤄지는 이슈를 녹여 냈다. 1편의 분위기와도 상반된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발생한 사건이 연상되기도 하나 우연히 겹친 거다. 영화 보기 전에는 빌런의 존재가 중요했겠지만 다 보고 나면 행위의 여파가 더 중요해진다. 한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 수동적으로 제공된 소스로 순간 분노하고, 반응하고, 또 다른 이슈로 넘어가 버리는 현상이 과연 옳은지, 건강한 사회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이 내린 책임 없는 판결에 사회는 계속 굴러간다. 그래서 선악의 대결보다는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관람 후 속 시원한 해답보다는 호기심을 유발해 토론의 장이 열릴만한 질문거리를 챙겨 가길 바랐다. 그래서 빌런의 서사를 친절히 설명하며 답을 주지 않았던 거다. 그의 행동 배후와 출발점을 각자의 상상에 맡겼다”라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가짜 뉴스 등 언론을 향한 견해도 등장한다. “수년 전부터 알게 모르게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영향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알고리즘도 내가 원하는 것들만 분석해 편집 제공한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사건의 여러 면을 보지 않고 원하는 것만 보고 소비해 버린다. 편리함과 맞바꾼 정보가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오래전부터 느껴왔다”며 기회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생태계도 많이 변화되었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불안이 커졌다. 현실과 온라인에서의 삶, 언론에서 묘사된 삶이 불일치할 때 느끼는 두려움이 영화의 시작이 되었다”며 “1편을 마무리하면서도 들었던 생각이다. 영화의 목적이 박스오피스 성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관객의 마음을 훔치고 자리 잡는 거다. 1편과 달라진 톤 앤 매너를 두고 제작진을 설득하려고 했는데 9년 만에 속편이라 그런지 현 방향성에 동의해 주었다”며 뚝심 있는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영어 제목은 ‘I, THE EXECUTIONER’다. 1편은 성룡 영화에서 영감받은 액션과 시퀀스로 채워졌다.류 감독은 “직설적이고 강렬하다고 판단해서 해외팀에서 붙인 거다. 하지만 제가 생각한 영제의 출발은 ‘내가 집행한다’였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이유를 납득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라며 소개했다.

이어 “1편은 80년대 미국 형사물, 홍콩 성룡 영화의 레퍼런스를 따랐지만. 2편은 1편의 세계관이 구축된 게 레퍼런스가 되었다. 2편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주부도박단은 1편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었고, 봉형사(장영주)가 앉아 있는 테이블 구성원을 자세히 보면 「밀수」의 해녀들이다. 밀수로 돈 벌어서 도박하고 다닌다는 저만의 농담이 녹여 냈다”고 전했다.

액션에 영감을 준 레퍼런스도 답했다. “오프닝 이후 ‘버스터 키튼’과 ‘해럴드 로이드’의 스턴트 액션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오프닝의 경쾌한 올드팝을 쓴 것도 1편과의 톤 유지다. 프롤로그 이후 1편과 분절된 2편만의 세계를 찾아야 했다. 조명부터 시작해 여러 요소들을 1편과 거리가 먼 것들로부터 가져오려고 했다. 제가 이미 1편에서 구축해 놓은 인물, 세계 안에서 2편만의 온전한 세상을 구축하는 게 관건이었다. 영향을 받으면서도 벗어나려 애썼다”고 스타일의 차이를 설명했다.

민강훈(안보현)을 잡으러 마약 소굴에 들어갈 때 등장하는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를 쓴 이유도 밝혔다. “어떤 음악을 쓸지 떠오르지 않다가 인천의 시장 공용화장실 관리 사무실에서 나오던 새벽녘의 라디오 노래였다. 그 장면에 그 노래를 입혀보니 좋았는데. 대부분 제 안의 데이터에 의지하지만 외부에서 즉흥적으로 생기는 것들도 끌어들였다”며 흥미로운 비하인드를 전했다.

9년 만에 등장한 ‘서도철’ 형사의 성장 서사가 큰 줄기다. 황정민은“1편에서 초3이었던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며 한 가정의 아버지, 남편이 된 생활감을 중점 두었다. 서도철 같이 정의로운 어른, 괜찮은 삼촌이 주변에 있다면 든든하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거의 똑같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자연인 황정민은 늙었지만 서도철은 늙지 않고 그대로길 바랐다. 1편이 밀크 초콜릿이라면 2편은 다크 초콜릿이라고 말하고 다닐 만큼 헷갈리지 말고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다르다”고 2편 설정을 전했다.

서도철의 성장과 배우 황정민의 나이 듦, 아들 세대로 이어지는 어른의 태도에 대해서 류 감독은 “1편의 출발은 황정민이었고 2편도 마찬가지다. ‘베테랑’은 저 없이도 돌아가지만 황정민이 없으면 안 되는 시리즈다. 황정민을 만나 많은 대화를 통해 만들어나갔다. 자연인 황정민의 인간미와 배려심, 삶의 일부와 태도가 서도철에 스며들어 갔다. 나이 들면서 성숙해지고 진화하기도 하지만 퇴화하고 지치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힘들다’는 대사가 연이어 나오는 것만 봐도 저와 황배우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를 향한 생각도 비슷했다. 서도철이 마지막에 아들에게 하는 한마디가 중요하다. 서민 영웅 서도철의 모습도 보이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어른의 모습이 얼마나 값지고 고귀한가를 다루고 싶었다. 그 모습이 인간 황정민에서 충분히 발견되어 서도철 캐릭터 빌드업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빌런의 등장도 반갑다. 액션뿐만 아닌 정해인만의 맑광, 동공 연기가 시선을 장악한다. 정해인은 “다른 유형의 빌런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은 거의 없었다. 그보다 많이 사랑받은 작품에 새로 합류하게 되어 누가 될까 부담스러웠다”고 솔직 고백했다.

이어 “신념과 정의의 싸움이란 감독님의 모토를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 액션이 많아서 육체적 피로도가 높았지만 캐릭터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더 힘들었다. 그때마다 명쾌하게 답을 내리지 말자는 생각만으로 달려왔다. 박선우는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고 올인하는 인물이다. 해치라는 이름도 타인이 붙여준 이름이라 마녀사냥의 대표 얼굴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초반 시선 방향이 중요했다. 투입된 캐릭터라 주변 관찰이 필수였다. 특징도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후반부터는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연기해야 해서 표정에도 제약이 있었으나, 작은 공간으로 인물을 표현하려고 눈에 포인트를 주었다”고 밝혔다.

고강도 액션 연기에 대해 “감독님을 만나 액션이 방식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위험천만한 촬영에도 모든 스태프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그래서 무섭거나 두렵지는 않았고 약간의 용기만 필요하면 되었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명확히 배려해 주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새로운 빌런으로 정해인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출발선이 달라. 선악의 명확한 구도였던 전편과 비교하기 힘들다. 그러나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빌런이 필요했기에 신뢰감이 큰 배우를 떠올렸다. 「시동」 프로듀서로 참여했을 때 느낀 신뢰감이 반영되었다. 젊지만 묵직하고 차분하고 편견 없는 모습, 있는 그대로 흡수하려는 태도가 좋았다”며 “현장 융화력과 태도가 뛰어나 함께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대사 정보량이 많아 스피드를 올려달라는 디렉팅에도 정확한 딕션으로 전달해 훈련된 배우임에 감탄했다. 또 동공 연기로 일품인데 텅 빈 눈, 선량한 눈이 자유로워 제 복이라고 느낄정도였다”고 칭찬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빗댄 시퀀스도 인상적이다. 캐릭터 입장에서 바라보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자 황정민은 “서도철이 극 중 ‘나쁜 살인 좋은 살인이 있냐’는 대사를 한다. 살인은 살인이란 소리다. 정확하고 정직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게 서도철에게 옳은 정의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사람마다 정의의 개념과 정의가 달라 맞다 그르다 표현하기 어렵다. 박선우 입장에서는 정답 내리기 어렵지만, 양심과 용기가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베테랑2’는 오는 9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장혜령
사진: CJ ENM

베테랑2 감독 출연 신승환,오달수,오대환,김시후,안보현,권해효,변홍준,조관우,허준호,김재화,김가을,박준면,박경혜,주보비,신민재,이원재,류승완 평점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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