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만든 36년 전 노래인데 韓 대표 국민 노래가 된 명곡

필더무비 2025.01.03 조회수

‘K-POP 비하인드’ 대학생들이 만든 36년전 전설의 국민 노래

1988년 MBC 대학가요제의 마지막 팀으로 등장한 이 밴드는 구성원이 특이했다. 전원 같은 동네에 자라 절친한 동네 친구 사이였던 이들은 20살이 넘으면서 모두 명문대에 입학하게 된다.

서강대 철학과, 서울대 인류학과, 연세대 토목공학과, 서울대 치의예과, 연세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이들은 음악인을 꿈꾼 한 보컬 친구의 주도하게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는 총 16개의 팀이 본선에 올랐는데, 대부분의 팀들은 발라드에 가까운 곡들을 선보여 당대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주병선이라는 학생이 대금 연주가 가미된 국악 퓨전풍 노래 ‘고인돌’을 선보여서 사실상 이 학생이 우승을 차지할거라는 예상이 컸다. 이 밴드가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이 밴드는 당시 출전한 팀과 다르게 그룹 사운은 형식의 밴드로 등장해 관객과 심사위원의 관심을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자 지금까지의 대학가요제에서 들어보기 강렬한 멜로디의 오프닝과 프로그레시브록을 가미한 연주로 모두를 사로잡게 된다.

마침 이 대회의 심사위원중에는 당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가왕 조용필이 있었다. 훗날 조용필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이 밴드가 나오기 전의 15개 팀의 노래가 너무 판에 박이다보니 지루했는데, 이 밴드의 전주를 듣고는 바로 대상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야말로 대단한 연주 실력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관객과 심사위원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이 노래와 밴드는 1988년 연말의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명곡이 되었고, 3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러 대학교와 스포츠팀의 응원가로 쓰이며 사실상 국민 노래로 인식되어 전 세대의 사랑을 받고있다. 이 밴드와 곡은 바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이다. 그리고 이 밴드를 만들며 이 노래를 작곡,작사한 이는 당시 서강대 철학과 학생이었던 故 신해철이었다. 전의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신해철은 같은해 여름에 열였던 MBC 강변가요제에 출전하다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게 되는데, 당시 같은 대회에 출전한 이상은이 ‘담다디’라는 특이한 곡과 쇼맨쉽으로 대상을 거머쥔 것을 보고 착안해 ‘그대에게’를 완성했다고 한다.

이후 무한궤도는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이후 1집 앨범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발표하게 되었고, 새 멤버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정석원을 키보디스트로 영입하게 된다. 이렇듯 지속될것 같았던 무한궤도는 아쉽게도 멤버들 간의 입장 차이로 해체하게 된다.

이후 몇몇 멤버들은 학업을 이유로 사회로 진출하였고, 신해철을 포함한 다른 무한궤도 출신 멤버들은 음악 활동을 지속하며 한국 음악계에 큰 획을 긋는 활약을 하게 된다. 신해철은 넥스트, 모노크롬, 비트겐슈타인 등의 밴드와 프로젝트로 계속 활동했고, 정석원은 ‘015B’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며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편 ‘그대에게’는 이후 여러 뮤지션들을 통해 여러번 리메이크 되었는데, 이중 2018년 평창 패럴림픽 폐회식에서 시각 장애인 출신 뮤지션 배희관과 가수 에일리가 전세계인들 앞에서 ‘그대에게’를 함께 열창한 장면은 현재도 명장면으로 언급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과 한국의 대표 음악임을 알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