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 대비와 건강증진이라는 모순을 부른 스마트 기기는 과연…
[헬스컨슈머] 우리나라 청소년의 비만예방 정책을 위한 신체활동 교육 프로그램은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해 스마트 기기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지침과 AI 등 미래사회에 대비한 인재 양성을 위해 스마트 기기의 활용능력을 배양하려는 교육부의 각각 배치된 관점으로 말미암은 혼돈이 실재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따라서 학교중심의 학생 신체활동역량을 배가하는 정책을 구사하되 학교를 기반으로 하여 학교 밖 즉, 지역사회와 가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연계된 정책 방향과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수경·김혜윤·나원희·신지영·김지민·이규일 연구팀이 2월 3일 내놓은 연구보고서 ‘학교 기반의 청소년 비만예방정책 개선 방향 연구(신체활동을 중심으로)’은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자료 분석, 교사 대상 면담, 청소년 및 학부모 대상 면담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신체활동 실천 수준은 전반적으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청소년의 신체활동 실천은 크게 위축되었고, 이가 청소년의 체력·건강 수준에 미친 악영향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이후는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 기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더 늘어났고, 이로 인해 청소년 일상생활의 좌식화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청소년 신체활동의 현상을 우려했다.
연구보고서는 이러한 신체활동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청소년 건강 문제 해결에 있어 학교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생활터라며 이는 △학교가 학생들이 가정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라는 점 △학교가 안전하고 보호된 환경이라는 점 △학교는 이미 각종 시설과 교사 등 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 등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인 수업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과 등하교 시간을 활용하여 활동량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학교 안에 충분한 신체활동 공간과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시설과 같은 학교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학교장과 교사의 학생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지, 신체활동과 관련된 학교의 문화, 가령 학급별 스포츠 대회 운영이나 특별 체육 주간 운영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개별 학생의 신체활동 실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안의 인식과 문화를 신체활동 친화적으로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 측면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체력을 체계적으로 평가(측정)하고, 이에 따라 학생 특성에 맞는 신체활동 처방 및 관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체력 측정도 실무자와 학생 면담에 따르면 실제 대다수 학교에서 체육수업 시간을 활용하여 1년에 1~2회의 체력 측정을 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는 실정을 적시하는 가운데 측정 이후 저체력 학생에 대한 후속 조치로 운영하는 건강체력교실은 2주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고발했다.
보고서는 또한 학교의 체육활동만 활성화한다면 학생들의 체력, 신체활동, 건강 수준 저하 문제해결될 것이라는 식의 정책은 학생 건강이 교육부, 교육청, 학교 등 교육 당국만의 소관이라는 인식을 만든 측면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학교는 분명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유용한 생활터에 해당하나, 본 연구의 정책 관계자 및 실무자 면담에 따르면 향후 청소년의 신체활동 방향은 학교체육 중심이 아닌 학교 기반의 정책으로 변모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는 학교체육 중심에서 탈피한 학교 기반의 청소년 신체활동 프로그램들은 학교와 가정 간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 운영, 학교 안과 학교 밖 간 다양한 방식의 협업(예: 학교 신체활동 프로그램 운영 시 지역사회 공간 및 인력 활용 등)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현재 교육부나 지역 교육청에 학생 건강이나 신체활동을 담당하는 인력이 배치되어 있지만 이 문제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하며, 학생의 건강과 신체활동 문제를 지속해서 관리하고 정책에 대한 명확한 책임과 역할을 지닌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 부재하였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학생 건강 및 신체활동 정책은 형식적으로 시행되고, 지속성이 결여된 채 일회성 사업 형식으로 운영되고, 평가와 환류 체계가 없다는 문제가 양산되었음을 지적했다.
또한 본 연구의 면담에 참여한 많은 학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라는 보건복지부의 신체활동 지침과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는 교육부의 정책 방향 간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였는데, 이것도 정책의 명확한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