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화학 소액주주연대(이하, 주주연대)가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한 ‘감사 선임’을 무력화하기 위해 율촌화학(대표 송녹정, 신동윤)에서 전략적 안건 배치를 시도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주연대가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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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대는 지난 2월 7일 인증기반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대표 이상목)를 통해 전자서명 방식으로 주주제안을 진행했으며, 8.69%의 지분을 확보한 뒤 회사 측에 공식적으로 안건을 제출했다. 이번 주주제안의 주요 내용은 ▲감사 선임을 제1호 안건으로 지정 ▲집중투표제 도입 ▲기업설명회 정례화 ▲전자적 방식의 의결권 행사 의무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신설 등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2월 24일 공시된 율촌화학의 주주총회 안건을 살펴보면, 회사 측은 주주연대의 핵심 의안인 ‘감사 선임’을 무력화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을 제2-1호 안건으로 우선 배치하고,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감사 선임’ 안건을 제4-2호 안건으로 배정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의 제2-1호 안건이 정기주총에서 통과될 경우, 상법 제415조의2 제1항에 의해 상근감사를 둘 수 없게 되어 주주연대의 제안이 자동 폐기된다. 이는 사실상 주주연대의 주주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며,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궈을 3%로 제한하여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상법의 취지를 무력화 시키려는 행위로 볼 수 있다.
해당 조치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은 매우 거센 상황이다. 과거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주주들이 기존 연포장재 사업 중심의 구조에서 전자소재기업으로 도약에 힘을 싣고자 사측의 감사후보 선임에 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율촌화학의 꼼수로 회사 측과 주주들 사이의 신뢰는 깨진 상황이다.
주주연대 이영규 대표는 “율촌화학의 5년차 주주로서 믿음을 가지고 회사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봤지만, 그 결과가 기다림에 대한 보상이 아닌 철저한 배신으로 돌아왔다. 우리 연대는 주주로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율촌화학의 정상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액트 윤태준 소장 또한 “율촌화학의 ‘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지난 3년간 개인주주를 대하는 회사 측 태도를 고려하면 그 의도가 분명하다”며, “기업이 주주 신뢰를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적극적인 소통이다. ESG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율촌화학이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액트는 이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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