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 후기

‘스터디그룹’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진짜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물.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있다.

그동안 한국 학원물이 너무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되어 온 탓에 ‘스터디그룹’의 기본 설정과 줄거리만 봤을 때에는 피로감과 유치함이 묻어날 거라는 이상한 편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는 그리 큰 기대감을 갖지 않았는데, 막상 본 ‘스터디그룹’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충분히 자랑할 만한 신세대 K-드라마의 위상을 잘 보여준 작품이자 수작이었다.

‘스터디그룹’은 원작 웹툰의 스타일과 정서를 잘 이해하며 이를 개성 넘치는 편집과 힙합 음악으로 잘 버무리며 말 그대로 ‘힙’한 스타일의 청춘 드라마로 잘 완성했다. 특히 가장 칭찬해야 할 대목은 바로 편집과 연출의 힘이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일부 한국 드라마만 봐도 요즘 젊은 세대들의 취행과 세태를 잘 이해하지 못한 작품이 상당하다. 이야기를 지나치게 늘어뜨리거나, 감독 본인의 개성을 더 강조하다 보니 시청자가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스터디그룹’은 드라마의 주 시청자인 젊은 MZ 세대의 취향과 원작 웹툰 팬들의 취향을 잘 이해하며 그에 맞춰서 드라마의 스타일에 여러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이는 시청자는 물론 연출진 역시 즐겁게 만들어 주는 즐거운 실험정신이다. 전체적으로 간결한 이야기 구성을 지니면서 지나치게 설명조로 이어나갈 수 있는 주인공들의 과거와 개성을 단 한 번의 장면으로 정의 내리거나, 연기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너무 간결하게 그려지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거나 다소 산만할 수도 있는 위험에 빠지는데, ‘스터디그룹’은 애초부터 기획을 잘 한 덕분인지 1화부터 10화까지 모든 전개와 흐름이 간결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요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서 시청할 수 있는 코미디와 부담감 없는 긴장감, 서스펜스, 액션을 차례로 선보이며 그야말로 눈을 즐겁게 한다. 웹툰의 특정상 다소 과장되게 그려진 대목과 액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전자에 언급한 편집과 힙한 스타일, 유머 덕분에 이 모든 과장이 정서적으로 잘 어우러 진다.

여기에 주인공이 알고 보니 ‘힘숨찐'(힘을 숨기고 있었던 찐따. 혹은 겉 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대단한 사람) 캐릭터였다는 설정 덕분에 우리가 알고있는 대기만성형 성장 캐릭터가 아닌 단번에 심판하는 캐릭터여서 ‘범죄도시’의 마석도와 같은 사이다 액션과 그에 따른 통쾌한 카타르시스의 향연을 매회 느끼게 된다. 그런 가운데 이 주인공이 하필 공부를 못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또다른 재미를 불러오게 되고, 이 주인공이 스터디그룹을 형성하게 되는 친구들과 성장하는 이야기는 교훈으로 연결된다.

주인공 윤가민만 돋보일 줄 알았지만, 교사 이한경, 악역 피한울 그리고 스터디그룹 멤버인 김세현, 이지우, 최희원, 이준 등 조연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살려낸 대목도 인상적이다. 그것도 이 수많은 인물들을 10회에 간결하게 산만하지 않게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연출의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아마도 그것은 배우 한지은을 제외한 황민현을 비롯한 신선한 마스크를 지닌 신인 배우들을 잘 배치한 점 때문일 것이다. 신예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와 패기 넘치는 액션이 시종일관 흥미를 자아내며 묘한 재미를 불러온다.

그 덕분에 ‘스터디그룹’은 143개국에서 1위 및 상위권에 랭크되며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기에 충분한 한국 드라마임을 보여줬다. 단순히 잘 만들었다기 보다는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드문 진보된 스타일과 연출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연출진을 포함한 제작진, 배우들, 그리고 원작이 된 웹툰의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원작 웹툰의 큰 세계관인 ‘블루스트링’ 세계관의 실사화 확장을 기대하게 하고있어 한국 작품만의 독특한 세계관 확장을 기대하게 해 지금처럼 잘 기획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터디그룹’은 티빙을 통해 시청할수 있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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