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클라베’ 후기

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랄프 파인즈)는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하게 된다. 한편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교활한 음모와 탐욕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콘클라베’는 수많은 신자들을 보유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자신들만의 의식과 종교관을 지키고 있는 가톨릭 바티칸의 이야기와 교화와 세상의 공존 방식을 스릴러물 형태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영국의 유명 소설가인 로버트 해리스의 2016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중 콘클라베는 교황의 서거 후 차기 교황을 뽑는 추기경들의 선거로 차기 교황이 뽑힐 때까지 선거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 바틴칸의 의식이다. 투표 과정이 언론을 통해 절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 내부는 그야말로 남겨진 사제들의 시간인 셈이다. 영화는 철저히 세상과 자의적으로 분리된 교회의 내부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들의 고민, 갈등을 한편의 드라마로 그려냈다.

밀폐된 공간 속 사람들 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그 안에 펼쳐지는 여러 드라마와 서스펜서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하나의 종교를 지녔지만, 보수와 진보적 가치를 비롯해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지닌 성직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종교의 선에서 인간적인 갈등을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이 인상 깊게 그려진다.

밀폐된 공간에서 펼쳐진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흔한 밀실 살인, 범죄가 발생할 거라 예상하지만 ‘콘클라베’는 철저하게 교황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유력한 교황 후보로 올라온 성직자와 그 무리 간의 선거 전략이 진행되는 가운데 1,2차 선거 이후 진영을 정하는데 몰두하는 각국 성직자들의 심리전과 이를 주제하는 주인공 로렌스의 고민과 선거 과정에서 나오는 음모들을 파헤치는 과정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오게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해 선거에 변수로 떠오르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그 과정에서 스릴러 영화 특유의 반전의 반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스릴러적인 정서를 좋아하는 이라면 이야기가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이처럼 자극적인 소재 없이 콘클라베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 대립, 음모를 비추면서 영화의 메시지인 세상과의 화합, 인간의 본모습, 종교적 메시지가 무난하게 전달된다. 밀폐된 추기경들의 세계지만 영락없는 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 안에 담긴 화합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과정을 종교적 관념으로 담아낸 대목이 무난하게 전달된다. 어려운 주제관 없이 이야기 속에 메시지를 잘 버무리면서 ‘콘클라베’는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명품 영화만의 면모를 보여준다.

여기에 랄프 파인스,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를 비롯한 명품 배우들의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해줘 그야말로 지적인 재미와 인상 깊은 메시지를 함께 전달해 영화팬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언론시사회 후 오래간만에 기자들과 평론가들도 오랜만에 완성도 높은 영화를 봤다며 만족해한 모습이 반갑게 다가왔다. 비록 이번 아카데미와는 인연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콘클라베’는 분명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작품으로 큰 만족도를 전해줄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콘클라베’는 3월 5일 개봉한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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