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1~4화 후기

당차고 야무진 소녀 오애순(아이유)과 우직하고 헌신적인 소년 양관식(박보검). 제주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한 뼘씩 자라온 두 사람의 인생은 어디로 향할까? 넘어지고 좌절해도 다시 일어서며, 세월을 뛰어넘어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

아이유와 박보검이라는 그야말로 국민적 사랑을 받는 두 스타가 메인 타이틀을 맡아서 제작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 여기에 ‘미생’,’시그널’,’나의 아저씨’ 등 히트작 메이커인 김원석 감독과 ‘동백꽃 필 무렵’으로 따스한 정서가 담긴 이야기를 선보인 임상춘 작가가 만나 완벽한 드라마를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6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것도 기대에 한몫했다.

한국 드라마의 완벽한 드림팀이 모인 작품에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한들 이전에 이러한 기대작들이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으로 다가왔듯이 ‘폭싹 속았수다’ 역시 그러한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다행히도 ‘폭싹 속았수다’는 시작부터 모두의 인생 드라마가 될 자격 요건을 충분하게 갖춘 작품이었다.

전자에 언급한 거액의 제작비 때문에 큰 스케일의 작품으로 오해받을수 있지만 ‘폭싹 속았수다’는 지극히 소박한 우리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으로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두 청춘스타를 통해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전쟁후 고난을 극복하는 특수한 시기였던 만큼 현세대에게 있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당시의 정서가 짙게 베어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1~4화는 50년대에서 60년대가 지닌 특수한 환경속에서 제주도 해녀들의 애환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특별하게 다가온다. 모두가 가난한 시절속에서 가족과 자녀를 우선으로 생각한 부모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상대적으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차별받던 딸들의 이야기를 의미있게 담고있다.

문학소녀가 될 수 있었던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아들을 우선시한 당시의 풍토로 모든면에서 차별받던 애순이의 애환과 그런 애순을 짝사랑하며 든든한 뒷배가 되어준 관식의 이야기가 설레면서도 순수한 로맨스로 다가온다. 아이유와 박보검을 비롯해 그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배우들이 그야말로 인생연기에 가까운 열연을 펼쳐 로맨스의 흥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최고의 압권은 애순의 엄마 전광례를 연기한 염혜란의 연기로 남편을 잃었지만 자기 자식만큼은 자존심있게 키우며 재능만큼은 키워주고 싶었던 엄마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염혜란 특유의 억척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자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는 ‘츤데레’ 같은 엄마의 모습이 큰 감동을 불러오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 열연이 그 어느때 보다 돋보인 가운데 김원석 감독의 절제된 연출력과 ‘동백꽃 필 무렵’에서 모든 인물들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 임상춘 작가의 필력이 공감을 불러오게 한다. 당시의 가난하고 보이지 않는 차별과 관습이 난무한 시기에 사랑으로 힘겨운 현실을 극복한 가족과 연인의 사랑을 통해 지금 부모 세대에 대한 헌사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폭싹 속았수다’는 모두가 부담없이 공감하며 볼수있는 아름다운 드라마다.

이에 공감한듯 ‘폭싹 속았수다’는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 43개국에서 1위와 10위권 순위를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와 따스한 가족 드라마의 분위기가 모든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로 다가갔다는 점에서 ‘폭싹 속았수다’는 역대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중 가장 큰 의의를 지닌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12화를 어떻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폭싹 속았수다’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중이며 매주 금요일 4화씩 업데이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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