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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밖에 안됐는데…한국 연예계 최고의 연기 천재로 불린 아역배우

필더무비 조회수  

영화 ‘침범’ 리뷰
네 여성의 복잡한 심리 묘사 압권
성악설, 사이코패스에 대한 질문

기이한 행동을 하는 7살 딸 소현(기소유)을 홀로 돌보며 수영 강사로 생계를 꾸리는 엄마 영은(곽선영)은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자식이 무섭다며 포기한 남편과 이혼하고 양육자 길에 나선 영은의 영혼은 피폐해져만 갔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소현이 태어나면서 그랬던 건 아니었다. 첫아이라 비교할 대상도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그저 남들도 다 비슷한 시간을 겪겠거니 생각하며 키웠던 게 다였다. 시간을 빠르게 흘렀고 요즘 들어 이상 증세는 더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수영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자 영은은 또다시 무너지고야 만다.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었던 걸까.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수영장으로 데려와 훈육을 하려던 찰나,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로부터 20년 후. 특수 청소업체 직원인 민(권유리)은 갑자기 합류한 신입 해영(이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구석이 같은 부류인 게 느껴지기 때문. 겉으로는 해맑은 표정으로 일관하는 해영을 모두가 환영하는 분위기가 못마땅하다. 그냥 노골적으로 싫은 거다. 잔잔했던 일상을 침입하고 약점을 빌미로 교묘하게 이용하려 드는 게 빤히 보인다.

결국 민은 과거가 밝혀질 위태로운 순간이 찾아오자 해영과 육탄전을 벌이며 싸우게 된다. 엄마처럼 믿고 따르던 현경(신동미)과 관계까지 틀어버리는 주도면밀함. 그 미묘한 불안함 사이에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 고군분투한다.

‘악’은 태어나는가, 길러지는가

「침범」은 미세한 균열이 커지는 것도 모른 채 관계의 구멍이 생기는 영화다. 모성 신화 사이에 갇힌 엄마를 필두로 인간의 본성, 나아가 가족의 의미까지 확장해 나간다. 김여정, 이정찬 두 감독은 각자의 시나리오를 쓰던 중 공통점을 합쳐 하나의 영화로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덩어리지만 두 갈래로 느껴지는 이유다.

‘물’ 안에서 아슬아슬한 모녀를 다룬 1부는 김여정 감독이 연출하고, ‘불’ 같은 두 여성의 팽팽한 심리전인 2부는 이정찬 감독의 입김이다. 마치 2막으로 구성된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하다. 1부의 영은은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자식을 후천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는 엄마다. ‘잘 못 키운 탓일까’라는 자책은 마음속 끊임없는 파동을 만들어 내면서 의무감과 책임감이 무거운 짐이 되어 돌아온다.

영은은 반복된 사고, 통제하기 힘든 상황에 지쳐 피폐해진 상태다. 아이의 행동을 자기 탓인 양 속죄하면서도 자식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쏟아내야 한다. 나와 아이만 남겨진 세상에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견딘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모성은 늘 버겁기만 하다.

사회적인 시선, 자신과의 다짐, 가족의 걱정에서 보란 듯이 성공하겠다는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어 간다. 위태로운 모녀 관계는 ‘성악설’과 ‘성선설’이란 화두를 수면 위로 올리기에 충분하다. 딸의 악마성을 발견한 엄마의 심리를 모래성 쌓듯 불안하게 다룬다. 불현듯 영화 「케빈에 대하여」가 떠오른다. 반사회적 성향, 살인 본능, 공감 부족,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은 소현과 케빈을 동일 선상에 올려놓는다.

딸은 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가정, 직장을 무너트리면서까지 오롯이 자신에게만 관심 주길 원한다.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험한 말과 섬뜩한 행동으로 일관하는 딸을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달래 보기도 하고 혼내 보며 나름의 분출구를 찾으려고 하나, 엄마를 향한 애증은 날로 심각해져만 간다. 결국 당혹스러울 정도로 곤경에 빠트리는 경우가 잦아지고, 그로 인한 피해자는 점차 늘어나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두 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

훌쩍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20년 후. ‘민’과 ‘해영’의 관계는 본성을 화두로 삼는다. 연관 없어 보이는 두 이야기는 하나로 귀결되는 구조다. 기이한 아이가 자라 둘 중 누구인지 찾는 진실 게임은 팽팽한 긴장감과 궁금함을 더해 준다. 둘 다 소현의 싸늘한 냉기와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 아리송하기만 하다. 마치 흩어진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는 중후반부터는 스릴러와 수사물의 장르로 변주되어 몰입도를 높인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채 특수청소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민은 비밀 많은 인물이다. 삶이 버겁고 고단해 타인에게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다. 업체에 새롭게 합류한 해영의 서글서글한 붙임성이 불편하다며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냉담한 반응에도 굴하지 않던 해영은 숨기고 있던 발톱을 드러내며 먹잇감인 민을 압박한다. 선 넘는 행동으로 주변의 오해를 부르고 관계의 위에 서려는 시도다. 해영의 집착은 속도가 붙고 처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는 네 여성의 복잡한 심리 묘사를 통해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관계성을 톺아본다. 곽선영, 권유리, 이설, 기소유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는 즐거움이 러닝타임을 꽉 채운다. 두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와 관객을 교란시키며 어떠한 해답도 내놓지 않고 끝난다.

마지막 장면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각자 묵직한 돌덩이를 하나씩 안고 극장 문을 나설 수밖에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영역에 침범하고, 침범당하는 일이 벌어진 게 아닌지 끊임없이 반문하게 한다. 점차 삭막해지고 단절되어 가는 세상 관계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침입자는 당신 곁을 언제나 노리고 있다는 경고 같다. 섬뜩하고 서늘한 공포가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위험천만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우리는 침범이라 부를 수 밖에 없다.

글: 장혜령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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