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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 때 누가 부르면 잘 안 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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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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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달리기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불러도 잘 듣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 이는 매우 구체적인 사례이며, 이외에도 무언가 ‘다른 행동을 하고 있을 때 감각 정보가 달라지는’ 현상은 흔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시각과 청각의 통합 원리

우리는 오감을 이용해 세상으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감각을 꼽으라면 시각과 청각일 것이다. 나머지 감각들 역시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일상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부분 시각과 청각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뇌가 이 무수한 감각 정보들을 어떻게 결합하는지, 어떻게 행동으로 연결하는지 그 메커니즘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감각 이상 또는 기능 저하가 있거나 감각처리장애(Sensory Processing Disorder, SPD)를 겪는 경우 이러한 감각 통합 능력이 낮아지기도 한다. 즉, 신경과학 측면에서 감각 정보의 통합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달릴 때는 시각 정보 우선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의 부연구단장이자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부교수인 이승희 박사는 연구팀과 함께 시각·청각 정보가 통합되는 뇌 영역을 찾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쥐 모델을 활용해 특정 뇌 부위를 인위적으로 비활성화하는 약물을 주입하거나 이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후두정피질(PPC)’이 시각 정보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쥐는 후두정피질이 비활성화되자 청각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칼슘 이미징 실험을 통해 후두정피질의 뉴런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하고 분석했다. 쥐가 가만히 있을 때 시청각 자극을 동시에 받으면, 후두정피질의 시각 뉴런이 청각 신호에 의해 억제돼 청각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했다. 반면, 쥐가 달릴 때 시청각 자극이 동시에 가해지면, 청각 신호가 후두정피질로 전달되지 않아 시각 정보가 우선적으로 처리됐다.

이는 청각 우세 또는 시각 우세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후두정피질의 정보처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각 신호가 시각 정보 처리를 억제하면 청각 우세 행동이 나타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시각 우세 행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달릴 때는 청각 신호보다 시각 정보 처리가 우선시돼, 소리가 들려도 잘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달릴 때는 청각 신호보다 시각 정보 처리가 우선시돼, 소리가 들려도 잘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행동 상태’에 따라 우선시되는 감각 달라져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탐색했다. 달릴 때는 ‘운동피질(M2)’에서 신호가 생성되는데, 이것이 후두정피질에 청각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게 된다. 즉, 청각 정보가 전달이 되긴 하지만 원활하지 않거나 차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감각 정보 중 시각이 더 우세해지게 된다.

달리는 동안에도 청각이라는 감각 정보는 지속적으로 수집되며, 청각 피질도 이상 없이 작동한다. 다만,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가 뇌에서 통합되는 과정이 달라지는 것이다. 달리기 도중 누군가 부르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거나, 주위에서 발생하는 다른 소리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다.

종합적으로, 이번 연구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행동 상태’에 따라 시청각 정보의 통합이 유연하게 조절된다는 것, 이를 통해 중요한 감각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면서도, 개별 감각 정보는 안정적으로 처리된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라 정리할 수 있다.

이승희 부연구단장은 “감각 정보가 뇌에서 처리될 때 개별 감각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이를 통합하는 방식은 행동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된다는 것을 밝힌 중요한 발견”이라며, “이 연구는 앞으로 감각처리장애 치료를 목표로 하는 특정 뇌 신경회로의 작동 방식을 제시하는 데 기초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승희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부연구단장(좌), 최일송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박사후연구원(우) / 출처 : BRIC Bio통신원
이승희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부연구단장(좌), 최일송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박사후연구원(우) / 출처 : BRIC Bio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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