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끊어진 전선을 손에 든 주인이 골든리트리버 앞에 서서 말합니다. “이거…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어조는 나무라는 듯하지만, 딱딱하거나 화난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당황과 장난스러움이 섞여 있어, 정말 심각하게 혼내는 것보다는 “이 상황 좀 봐봐”라는 투입니다.

그 순간, 골든리트리버는 말없이 다가가 두 앞발을 주인의 어깨에 올리고, 천천히 몸 전체를 기울입니다. 그리고는 주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싸듯 껴안습니다. 마치 “됐고요, 그냥 저를 안으시죠”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꼬리는 살짝 흔들리고, 눈은 고요하게 감깁니다. 포옹의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서, 보는 이조차 말을 멈추게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주인은 멈추지 않습니다. 살짝 웃음을 띠며 여전히 말을 이어갑니다. “그게 지금 껴안는다고 넘어갈 일이야?” 그런 말투. 그러나 목소리에서는 이미 정이 묻어나고, 이 귀여운 상황을 못 이긴 듯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강아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지만, 온몸으로 말합니다. “네, 넘어가셔야죠.”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감정 조절의 천재”, “혼나는 순간에도 대화 종료 버튼을 누르는 법을 아네”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 골든리트리버의 선택은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서, 어떻게 감정을 정리하고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도 비슷한 순간을 마주하곤 합니다. 조금은 민망하고, 잘잘못을 따지기엔 애매한 상황. 그럴 때 꼭 해야 할 말 대신, 그저 웃고 안아주는 것으로 모든 걸 덮을 수 있다면—그것도 하나의 용기 아닐까요? 이 강아지는 정확히 그 타이밍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마지막으로, 말보다 포옹을 먼저 건넨 적 있으신가요? 혹은 누군가의 잔소리 속에서, 조용히 웃으며 안겨본 기억은요? 말로 풀기 어려운 순간에도, 몸짓 하나로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걸 보여준 건 한 마리의 골든리트리버였습니다. 혼날 수도 있는 순간에, 웃으며 다가가 껴안는 법.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감정의 지혜가 그 안에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