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단순히 관절에 통증이 오는 병이 아니다. 요산 결정이 관절 내에 쌓이며 극심한 통증, 부종, 열감 등을 유발하고, 만성화되면 신장 기능 저하와 고혈압, 심혈관 질환까지 동반되는 전신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통풍의 가장 큰 원인이 ‘음식’이라는 점이다. 평소 무심코 즐기는 식단 속 특정 음식들이 요산 수치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고, 결국 발작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풍 유발 음식으로 맥주나 육류 정도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식재료들이 훨씬 강력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부터 소개할 다섯 가지 음식은 통풍 전문의들도 환자에게 반드시 제한하라고 권하는 식품들로, 일주일에 3회 이상 섭취할 경우 요산 수치가 임상적 경계치를 넘기고, 장기적으로는 통풍 발작의 직접적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첫 번째 – 말린 멸치나 황태포, 육수용 건어물
많은 사람들이 국물 맛을 내기 위해 멸치, 황태포, 디포리 등을 매일 끓여 먹는다. 하지만 이 건어물류는 퓨린 함량이 극단적으로 높은 식재료에 속한다. 퓨린은 체내에서 대사되며 요산으로 전환되는데, 멸치나 황태처럼 탈수된 단백질 식품은 퓨린 농도가 원물보다 몇 배 높다. 특히 멸치 100g 기준으로 약 137mg의 퓨린이 포함되어 있어, 소량만 먹어도 요산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재료들이 직접 먹는 음식이 아니라 국물로 섭취된다는 점이다. 장시간 끓일수록 퓨린 성분이 국물에 고스란히 녹아나기 때문에, 하루 한두 번씩 멸치 육수 국을 마시는 식단은 통풍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육수를 낼 땐 멸치 대신 다시마나 표고버섯처럼 퓨린 함량이 낮은 재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 곱창, 대창, 막창 같은 내장류 고기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훨씬 더 위험한 건 곱창, 대창, 막창 같은 내장 부위다. 이들 부위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퓨린 농도가 극도로 높아 통풍 발작을 유도하는 대표 식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구워 먹을 때 기름이 응축되면서 퓨린이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되며, 요산 농도가 단시간에 급상승하는 구조다.
내장류를 먹고 나서 하루~이틀 이내에 관절 통증이 생긴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은데, 이는 곧바로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였다는 신호다. 게다가 내장류에는 콜레스테롤도 높아,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이중으로 해롭다. 평소 통풍 병력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경계선(6.8mg/dL 이상) 근처에 있는 사람은 아예 내장류 섭취를 금하는 것이 안전하다.
세 번째 – 다진 햄이나 소시지, 스팸 같은 가공육
소시지, 스팸, 햄버거 패티 등은 단백질보다 나트륨과 보존제를 기준으로 제조된 가공육으로, 퓨린이 높을 뿐 아니라 인공 조미료와 방부제가 요산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까지 한다. 이는 단순히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출까지 방해받는 이중의 위험 구조다.
특히 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즐긴다는 이유로 햄과 소시지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 식품은 일주일에 2~3회만 먹어도 통풍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 실온 보관이 가능한 통조림 햄은 보존을 위해 퓨린 함량이 더 농축된 경우가 많으며, 전자레인지로 조리 시 단백질 구조가 더 복잡하게 변해 체내 대사가 어려워진다. 통풍 환자라면 육류는 반드시 생고기 위주로, 조미되지 않은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네 번째 – 맥주보다 더 위험한 고과당 청량음료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이 통풍에 해롭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알코올보다 더 위험한 것이 고과당 시럽이 들어간 탄산음료다. 콜라, 에너지 음료, 일부 과일 음료 등에는 ‘액상과당(High Fructose Corn Syrup)’이 다량 포함되어 있고, 이 성분은 체내에서 ATP 고갈을 유도하면서 요산 생성을 촉진한다.
실제로 하루 1캔 이상의 청량음료를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통풍 발생률이 1.8배 이상 높아진다는 역학 연구도 있으며, 단맛은 강하지만 포만감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다량 섭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일주스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고과당 혼합 주스는 오히려 설탕보다 더 빠르게 요산 생성을 유도한다. 특히 아침 공복에 마시는 과일주스나 에너지 음료는 체내 인슐린 대사에 혼란을 주며, 요산 수치를 단시간에 급격히 올릴 수 있다.
다섯 번째 – 조개, 홍합, 굴 같은 연체류
해산물도 통풍에 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연체류는 퓨린 농도가 특히 높고, 대사 과정에서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동반 생성한다. 조개나 홍합은 100g당 평균 150mg 이상의 퓨린을 함유하고 있어, 소량만 먹어도 요산 생성량이 빠르게 증가한다.
더불어 이런 해산물은 주로 국물 요리나 찜, 버터구이 형태로 조리되기 때문에 다른 지방 성분과 함께 섭취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요산 배출 기능까지 억제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 굴국밥이나 조개탕, 해물찜 등을 즐겨 먹는 식습관은 요산 수치를 연속적으로 자극하며 통풍 발작의 빈도를 높일 수 있다.
통풍은 음식만 조절해도 절반은 예방된다
통풍의 핵심은 요산이고, 요산은 대부분 음식에서 만들어진다. 단순히 고기를 줄이는 것으로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라, 어떤 고기를, 어떤 형태로, 어떤 빈도로 먹느냐에 따라 발병 여부가 갈리는 구조다. 일주일에 몇 번 반복되는 식습관이 결국 관절에 바늘처럼 찌르는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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