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소비자상담이 총 28,948건으로, 2023년(23,694건) 대비 22.2%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가장 많이 접수된 품목은 ‘이동전화서비스’로, 1,481건(5.1%)에 달했다. 이어 ‘신유형상품권'(804건, 2.8%), ‘항공여객운송서비스'(785건, 2.7%) 순이었다. 특히 ‘이동전화서비스’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은 품목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동전화서비스 관련 상담은 ▲계약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 부과(361건, 24.4%), ▲구두 설명과 계약 내용 불일치에 따른 계약 불이행(335건, 22.6%), ▲소비자 동의 없이 유료 부가서비스를 가입시키는 부당행위(286건, 19.3%) 등이 주요 사유로 집계됐다.
한 사례로, 한 소비자는 대리점에서 단말기 할부금을 소비자 계좌로 입금해주겠다는 구두 약속을 믿고 이동전화 계약을 체결했으나, 약속된 금액이 입금되지 않았고 계약서에도 해당 내용이 없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상담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품목은 ‘신유형상품권’으로, 148.9%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발생한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인한 환급 요청 상담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예식서비스'(98.4%), ‘대형승용자동차'(96.8%), ‘국외여행'(87.6%) 품목에서도 상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대형승용자동차’ 관련 상담은 지난해 8월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와 동일한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의 소유자들이 배상을 요구하면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이후 미뤄왔던 결혼 및 여행 수요가 회복되며, 예식서비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분쟁과 패키지 여행 취소 시 계약금 반환 문제 등도 소비자들의 상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상담 신청 이유를 살펴보면, 계약해제·해지에 따른 위약금, 계약 불이행, 청약철회 등 ‘계약 관련’ 이슈가 전체의 48.3%(13,971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품질 및 A/S 불만'(4,906건, 17.0%), ‘단순 문의'(4,079건, 14.1%), ‘부당행위'(3,188건, 11.0%)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법·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상담도 1,951건(6.7%) 접수되어, 국민신문고가 단순 민원 접수 창구를 넘어 소비자 권익 보호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민신문고 소비자상담 처리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도를 포착해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로 육로로 택배 배송이 가능한 지역임에도 도서·산간지역으로 분류돼 추가 배송비가 부과된 문제에 대해 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을 유도한 바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25년 국민신문고 민원처리 실태점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실태점검은 28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처리기간 준수율 △이송 신속도 △담당자 안내율 △민원 만족도 △미처리 민원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다.
한국소비자원은 품목별 전담제 확대, 표준 답변 양식 마련, 민원처리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민원 서비스의 충실성과 투명성을 높여온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불편을 겪는 제도를 적극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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