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젖은 바닥 위, 작은 웅덩이 하나가 고여 있습니다. 빗물이 스며든 듯한 얕은 물 위로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한 마리 강아지. 그 눈길은 신중하고, 발걸음은 망설임이 담겨 있습니다. 고인 물 위에 고스란히 비친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모습. 강아지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또 오른쪽으로 기울입니다. 물결이 조금 일렁이자 강아지도 다시 고개를 갸우뚱. 머릿속에서 수많은 물음이 오가는 듯한 표정입니다.

그 눈빛은 장난기보다도 궁금함에 가까워 보입니다. “저게 나야?”라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고인 물 위로 비친 모습이 고개를 따라 움직이자, 그와 똑같이 따라오는 형상이 낯설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겁먹지 않고, 물러서지도 않고, 계속해서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고개를 또다시 갸웃이는 그 순간, 단순한 반사이지만 왠지 모르게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웃으며 말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순수한 자아성찰 중ㅋㅋ”, “강아지: 내가 이렇게 귀여웠나?”, “내가 봐도 잘생겼네 하는 표정이야.” 짧은 장면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거울을 보거나, 무심코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마주칠 때 낯선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잠시 멈춰 생각하죠. “이게 지금의 나인가?” 오늘 이 강아지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게 나라도 괜찮아.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어쩌면 우리는 너무 자주 나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리곤 합니다. 부족한 부분만을 들여다보고, 비교하고, 피하려 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 강아지처럼 천천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색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이 바로 진짜 나를 이해하게 되는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거울을 본 당신, 혹은 멍하니 스마트폰에 비친 얼굴을 바라본 당신. 그 모습이 꼭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냥 그 순간,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 그거면 충분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하루를 마주하고, 나를 안아주는 연습. 이 조용한 강아지의 고개 갸우뚱이, 오늘 우리에게 남긴 작은 메시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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