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 중간쯤,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앞발에 온 힘을 실어 천천히 벽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아직 온전히 몸을 지탱하지 못한 채 허공에 매달려 있었지만, 두 눈은 꼭대기만을 향하고 있었죠. 그 표정은 마치 ‘꼭 올라가고 말겠어’라고 말하는 듯 진지했어요. 그런데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어미 고양이는 점점 다급해졌습니다. 처음엔 가만히 쳐다보다가, 이내 발을 구르듯 바닥을 치며 두세 걸음 다가오더니 갑자기 점프. “이녀석, 당장 내려와!”라는 말이 들릴 것 같은 몸짓이었죠. 하지만 새끼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벽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어미 고양이는 다시 한 번 점프했지만 새끼에게 닿지 못했고, 그 후 바닥에 착지한 채 잠시 멈춰 섰습니다. 그때의 표정이 정말 압권이었어요. “이게 내 자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당하고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거든요. 그 짧은 순간, 어미 고양이의 동작과 표정 속에는 분명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걱정, 당혹스러움, 조급함, 그리고 무력함까지. 어쩌면 사람의 부모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모습이었죠. 무엇보다도 그 시선은 끝까지 새끼를 향하고 있었어요. ‘어떻게든 내려오게 해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동시에 공감의 끄덕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이용자는 “엄마 고양이의 점프에 육성으로 웃음 터졌는데, 그 다음 순간 갑자기 찡해진다. 진짜 우리 엄마 보는 줄”이라고 적었습니다. 단순한 해프닝처럼 보일 수 있는 장면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보편적인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던 거죠. 도전하는 아이와 이를 막으려는 보호자, 이 둘의 갈등은 고양이 세계에서도 똑같이 존재하나 봅니다.

여러분도 어릴 적, 혹은 누군가에게 “위험하니까 거기서 내려와!”라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있지 않나요? 혹은 반대로, 누군가를 보며 그런 걱정을 해본 적은요? 벽에 매달린 고양이의 호기심과 용기,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엄마 고양이의 애틋한 마음은 그저 귀엽고 우스운 장면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며 수없이 마주치는 감정의 축소판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장면은 단지 고양이들이 벌인 소란스러운 한순간이 아니라, 보호와 독립, 걱정과 도전이라는 삶의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어미 고양이의 점프는 닿지 않았고, 새끼는 여전히 벽에 매달려 있었지만, 그 둘 사이에 흐르던 감정의 결은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가끔은 누군가를 막으려 뛰어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누군가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세상을 향해 기어올라가 보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배우고, 조금씩 자라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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