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매 순간을 바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핑계로 흘려보낸 기억들이 꽤 많잖아요. 제철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보내버린 세월을 돌아보면, 내 안의 게으름이 자신과의 타협이란 쉴드를 쳐 놓은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더군요.
그래서 작정하고 봄나들이, 봄꽃구경을 다녀왔습니다.
제주 벚꽃 명소 녹산로 유채꽃. 다들 아시죠?
봄나들이 장소로 제주도를 선택한 분들에겐 필수 코스라 하더군요. 경험 많은 여행자는 녹산로에 핀 벚꽃과 유채꽃을 함께 볼 수 있는 때를 기다린다고도 합니다. 우연하게도 그 제주 벚꽃 명소 녹산로 유채꽃 구경을 한 방에 했기에 그 즐거움을 두서없이 정리해 봤습니다.
녹산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매년 3월에서 4월 초까지 여행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곳이 바로 녹산로.
봄꽃구경의 주인공을 유채꽃과 벚꽃으로 결정했다면 누가 뭐라거나 가봐야 할 곳이라 말들 한다.
서귀포 가시리 마을의 녹산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주가를 한껏 올려왔는데 그 기원은 말목장 때문이다.
조선 시대 최고의 목마장이었던 녹산장과 갑마장을 관통하는 녹산로는 그 길이만도 10km에 달한다.
녹산로가 그 명성을 띄우던 초기의 주인공은 유채꽃이었다. 지금이야 제주 벚꽃 명소로 더 유명해진 느낌이지만 당시에는’녹산로 유채꽃 도로’라는 이칭이 마치 본연의 명칭처럼 불렸다고 한다.
과거야 어쨌든 2025년은 ‘제주 벚꽃 명소 녹산로’가 주제어이고 ‘녹산로 유채꽃’이 부제가 됐다.
춘심이 피어나는 상춘객이라면 제주도 봄나들이 장소로 녹산로는 무조건 가봐야 할 곳이라 하겠다.
그 길을 달리고 있는 라이더들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환상 속엔 그대가 있다
문득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앞뒤 맥락 다 자르고 딱 요 부분만 대입하니 지금 저 라이더들을 바라보며 내가 부르짖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제주 벚꽃 명소 녹산로 유채꽃 길을 중심으로 세인들의 주목을 꾸준하게 받는 곳으로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조랑말 체험 공원, 갑선이 오름 등이 있어 꼼꼼하게 여행을 하는 분들이라면 이곳들을 두루 살피고 가기도 한다.
바퀴 닿는 대로 재게 돌아다녀 봐야 기름값만 많이 들고 운전하느라 스트레스받으니 어느 한곳을 지정했으면 그 주변을 섬세하게 돌아다니는 여행, 그것이 진짜배기 여행이 아닐까 싶기도.
봄꽃구경 하고 주변도 돌아본다. 마치 현지인처럼.
벚꽃(Cherry Blossom)의 꽃말은 결박 또는 정신의 아름다움 또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 등이라 하는데 결박과 아름다움은 어째 동의어가 아닌 듯한데 같이 표현되고 있다. 쿠니가 알고 있는 결박과 다른 의미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르신들이 동백꽃처럼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하는 말씀을 들었다.
아름답고 화려하게 살다가 동백꽃처럼 그 자체로 똑떨어져 버리는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는 말씀.
벚꽃의 피고 짐을 보면 우리네 인생과 유사한 느낌이라 말하는 분들도 계시다.
아무것도 없는 나뭇가지에 갑자기 화려한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젊음의 절정이라 칭하고 영월할 것만 같은 그 꽃잎이 어느 순간 조급히 떨어지는 것은 젊음을 상실한 때라 말하며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초록 잎이 가을을 맞이하며 변색되고 힘을 잃어 떨어지는 과정으로 생의 마감을 표현하는 것.
그래서 사람의 삶에 비유를 하는가 보다.
봄꽃구경하다 말고 별소리를…
‘제주 벚꽃 명소 녹산로 유채꽃’ 이제 마치 하나의 단어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온다.
봄나들이 명소 녹산로의 벚꽃과 유채꽃은 그들끼리 협의를 거쳐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무식한 썰 한마디는 쿠니의 제멋대로 사고방식이 불러온 참사려나?
그러거나 말거나 노란 유채가 피어나 화사하고, 하얀 듯 연분홍의 벚꽃이 만개하여 어우러지니 예쁘기만 하다.
제주도의 대표 봄나들이 장소, 봄꽃구경 장소 녹산로.
요즘 제주도 경기가 안 좋다고 하더니 녹산로 이동차량이 많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과거 그 아름다움에 동화되어 멈춰 선 차량 행렬 끝이 어딘지 모를 때가 있었는데 2025 제주 벚꽃 명소 녹산로는 참담할 정도로 고요하기만 하다. 마치 이곳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단순하게 ‘교통 원활’만을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좋다.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수월하고 넉넉한 교통상황이 말이다. 하지만 제주도 경제활동 지수를 살펴보면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어서 빨리 전국의 경제 상황이 나아져 모든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제주 벚꽃처럼 녹산로 유채꽃처럼 피어나면 좋겠다.
가야 할 봄날이 가듯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 여러 어려움도 가버렸으면 좋겠다.
봄나들이도 좋고 봄꽃구경도 좋은데 쿠니 역시 대한민국 사람이니 이런저런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갈 건 빨리 가야 하고
올 건 빨리 오는 게 좋겠다.
이제 얼마 뒤면 제주 벚꽃 명소라는 이야기도 2026년을 기약하며 사라져 갈 것이다. 그리고 2025년의 제주 벚꽃 명소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매 순간 우린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가 보다. 지나면 끝이므로.
삶을 살아가며 좋은 말을 듣고 말하며 좋은 사람과 어울려 좋은 것을 보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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