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 한쪽 천장 가까이에 길게 설치된 빨래줄. 사람이라면 빨래를 널기 위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이 작은 새에게는 전혀 다른 용도였습니다. 빨래줄 아래에 거꾸로 매달린 채 두 발로 고정한 새 한 마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머리는 아래로, 다리는 위로. 그 상태로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익숙하고 안정적인 걸음으로 줄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거꾸로 걷는 중’이었습니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어색함 없이 부드러웠습니다. 줄이 흔들리거나, 중심을 잃는 기색도 없이 새는 정확한 리듬으로 발을 옮기며 공간을 가로질렀죠. 그 모습은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벽도, 천장도, 중력도 상관없이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존재처럼 보였거든요. “이건 그냥 새 버전 미션 임파서블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동작은 민첩했고 자세는 완벽했습니다.

이 장면을 본 한 이용자는 “이 새는 중력을 깬 게 아니라, 그냥 태어날 때부터 안 지키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영상 속 새는 어떤 도전 의식도, 긴장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게 내 길’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움직였으니까요. 날지도 않고, 뛰지도 않고, 단지 거꾸로 매달려 걷는 것만으로도 이 새는 자연스러운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생각해보면, 새는 원래부터 이런 존재였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보기엔 ‘묘기’ 같아 보이는 행동이, 사실은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일 뿐인 거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활용하는 이 작은 생명체는, 일상 속에서도 경이로움을 만들어냅니다. 굳이 높이 날지 않아도, 굳이 사람을 놀라게 하려 하지 않아도,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작은 감탄을 끌어내죠.

우리 삶에서도 종종 그렇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특별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하루의 한 부분일 수 있죠. 중요한 건 누가 더 어렵고 대단한 걸 하느냐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리듬을 지키며 걷는 것 아닐까요? 오늘 거꾸로 빨래줄을 걷던 이 새는 우리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만의 방향으로 잘 걷고 있나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