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과 불법 리베이트 과징금 등 잇단 악재 속에서도 JW중외제약 최고경영진이 억대 연봉을 인상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직원들은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에 시달리는 반면, CEO는 책임 회피와 보상 독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창업주 고(故) 이기석 회장이 강조해온 윤리경영 철학과는 완전히 배치된 행보라는 점에서 내부 반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실적 하락 속 CEO 연봉 1억 원 이상 인상…“책임은 직원 몫”
JW중외제약은 2023년 매출 7,194억 원, 영업이익 8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89%, 22.1%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경하 대표이사의 연봉은 1억1,900만 원이 인상돼 총 9억6,900만 원에 달했다. 같은 해 직원 수는 3.8% 감소했고, 인센티브와 마케팅 예산도 크게 축소되며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불법 리베이트로 298억 과징금…계열사 JW신약도 판매정지 처분
JW중외제약은 불법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29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계열사 JW신약도 약사법 위반으로 351억 원 규모의 제품 판매 정지 처분을 받는 등 잇단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회사는 “일부 직원의 일탈”이라며 경영진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부 반발 거세져…“성과는 CEO, 위기는 직원에게 전가”
회사의 구조조정과 실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JW중외제약 내부 커뮤니티와 업계 게시판에는 경영진을 향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 직원은 “목표는 두 배로 늘리고, 예산은 절반으로 깎는다”며 “성과는 경영진이 챙기고, 고통은 현장 직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창업주 성천 이기석 회장, ‘윤리 경영’ 실천한 리더십 재조명
이 같은 상황은 JW중외제약 창업주인 고 이기석 회장의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장은 평생을 “국민 건강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기꺼이 감행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1969년, 단 한 사람의 수술을 위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복막투석액을 생산해 국내 최초 신장이식 수술에 기여했다. 또 1970년대 회사의 대표 히트상품이자 매출 효자였던 쥐약 ‘후라킬’에 대해 “생명을 죽이는 약”이라며 제품 허가를 자진 취하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기업 이익보다 생명과 윤리를 우선한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창업정신 저버린 리더십…조직 신뢰 회복 시급”
전문가들은 “창업주의 철학을 계승하려면 위기 상황일수록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실무자와 함께 고통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조직 내 신뢰가 무너진다면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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