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잔한 바람이 부는 모래가 깔린 물가. 그 길 위로 고양이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눈을 의심하게 만든 건, 그 뒤를 줄지어 따르는 작은 새끼 오리들. 노랗고 작은 몸들이 고양이의 발걸음을 따라 뒤뚱뒤뚱 모래 위를 지나고 있었죠. 이들의 걸음엔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앞서 걷는 고양이가 마치 오랜 시간 함께한 엄마처럼 자연스럽게 이끄는 모습이었고, 오리들은 그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따르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걸었고, 가끔 뒤를 돌아보는 듯한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결국 무리는 얕은 물가에 도착했고, 오리들은 기다렸다는 듯 하나둘 물에 뛰어들었습니다. 고양이는 발끝에 물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가 앉았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오리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움직임은 거의 없었지만, 시선은 늘 물 위를 향하고 있었죠. 무리를 감시하고 지켜보는 듯한 그 태도에는 보호자의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따뜻한 감탄으로 가득했습니다. “오리들이 진짜로 고양이를 엄마라고 믿는 게 느껴진다”, “종이 달라도 저렇게 가족이 될 수 있구나”, “물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마음은 같이 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반응들이 이어졌죠. 실제로 화면 속 고양이는 침착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오리들은 자유롭게 수면 위를 노닐며 안전함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돌봄을 ‘혈연’이나 ‘종족’으로 정의하려 하지만, 사실 가장 본질적인 돌봄은 누군가가 나를 끝까지 지켜봐 주는 것 아닐까요? 오늘 고양이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그 자리에 머무름으로써 오리들에게 커다란 안정감을 주고 있었습니다. 지켜본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사랑일 수 있다는 걸 조용히 보여준 거죠.

말은 없고, 소리도 없지만. 모래 위를 함께 걸었던 그 장면과, 물가에서 멈춰 선 고양이의 시선. 그 속에는 세상 그 어떤 설명보다도 깊은 가족의 형태가 담겨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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