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오랜 시간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이라 불린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이미 전이가 시작된 후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 성과도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50대 이후부터는 폐 기능 자체가 약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작은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단순히 기침이나 숨찬 증상만 떠올릴 게 아니라, 평소 몸의 미묘한 변화에서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폐암 환자들의 초기 공통 신호를 바탕으로, 반드시 의심해야 할 증상들을 짚어본다.
기침이 석 달 이상 지속된다면 정상 아니다
기침은 폐암에서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단순한 감기나 비염 정도로 넘기고 만다. 문제는 이 기침이 특별한 감염 없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폐암으로 인해 폐 내 점막이나 기관지가 자극되면, 마른기침 형태로 시작되어 점차 심해진다. 초기에는 가래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며 갈수록 잦아지고 강도가 세진다.
특히 ‘밤마다 누우면 심해지는 기침’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누운 자세에서는 폐 내 혈류가 증가하고, 종양 부위가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 반사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석 달 이상 지속되는 기침이 있다면 단순 진통제나 감기약으로 넘기지 말고 흉부 엑스레이 또는 저선량 CT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가래에 피가 섞이거나 색이 짙어진다면 경고 신호
가래는 대부분 기관지염이나 감기로 인해 발생하지만, 폐암일 경우 가래의 성상이 다르다. 특히 갈색 또는 붉은 피가 섞인 가래는 암으로 인해 폐혈관이 파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신호다. 폐암은 주변 조직을 침윤하면서 작은 모세혈관까지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미세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점도가 높고 냄새가 심한 가래가 지속적으로 나올 경우에도 폐 내 감염이나 종양으로 인한 염증 반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짙은 색 가래가 반복되는 경우라면 조기 검진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목소리가 변했거나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의심해야 한다
폐암이 진행되면 주변 조직을 눌러 신경을 자극하거나 손상시키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성대와 연결된 후두신경이다. 이 신경이 눌리거나 손상될 경우, 성대 마비로 인해 목소리가 쉽게 쉬고 음성 톤이 변하게 된다. 특히 예전과 다른 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 또한 단순한 후두염이 아닌 다른 원인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쪽 폐에 발생한 종양이 식도나 후두신경, 림프절 등을 침범하는 경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가 있을 경우 반드시 흉부 진료를 포함한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피로가 극심해진다
암세포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동시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신체 대사를 빠르게 만든다. 이에 따라 식사를 제대로 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된다. 특히 평소보다 근육량이 줄어들고 얼굴이 핼쑥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
단순히 ‘요즘 무리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넘기기 쉽지만, 이런 변화가 한 달 이상 이어질 경우 폐 외부뿐 아니라 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체중감소, 피로, 식욕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전신 상태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이므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폐는 말이 없다, 그래서 더 경청해야 한다
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거의 없는 장기다. 그래서 암이 생겨도 조용히 자라며, 환자가 이상을 느끼는 시점은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다. 특히 50대 이후 흡연 이력, 가족력, 미세먼지 노출 환경에 있는 사람은 폐암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작은 증상이라도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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