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는 하루아침에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수년, 수십 년 동안의 생활 습관이 쌓여 서서히 뇌세포를 손상시키고 기억력과 판단력을 무너뜨리는 병이다. 특히 아침 시간대의 행동은 하루의 생체 리듬과 뇌 활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시간에 반복되는 습관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아침 행동들이 실제로는 뇌의 혈류를 제한하고 염증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치매 위험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이 세 가지 아침 습관이 치매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알고 있다면, 당장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 공복 상태로 카페인 먼저 마시는 습관
잠에서 깨자마자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의 시작을 깨우기 위해 커피 한 잔은 거의 습관처럼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 행동은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결코 유익하지 않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커피나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할 경우, 위장관뿐만 아니라 뇌에도 자극이 집중된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를 주지만, 동시에 부신 피질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급격히 높인다. 이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뇌의 해마 영역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부위에 장기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의 섭취는 혈당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뇌에 필요한 포도당 공급을 방해하고, 뇌세포의 에너지 공급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미세한 신경 손상이 누적되며, 치매와 관련된 신경 퇴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지나치게 탄수화물 중심으로 먹는 습관
아침을 거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는 뇌세포 입장에서 보면 ‘에너지 단절’에 가깝다. 뇌는 24시간 중 단 2%의 체중을 차지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 이상을 사용한다. 특히 자는 동안 포도당은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뇌는 에너지 공급을 받지 못한 채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뇌는 에너지 부족 상태에 적응하면서 신경세포의 기능을 낮추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점차 뇌세포의 연결망이 약해지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침 식사를 하더라도 단순 정제 탄수화물 중심으로 구성된 식단이다. 흰 빵, 설탕이 가미된 시리얼, 과일주스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은 짧은 시간 동안만 에너지를 제공한 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에 더 큰 에너지 불균형을 유발한다.
특히 중년 이후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이 같은 혈당 스파이크와 급강하가 반복되면 뇌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대사 장애를 겪게 되고, 이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깊은 관련이 있다.

기상 직후 햇볕을 받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는 습관
아침에 일어난 뒤 자연광을 받는 행위는 뇌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빛을 통해 뇌는 ‘지금이 아침이다’라는 신호를 받고 멜라토닌 분비를 중단하고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킨다. 이 세로토닌은 뇌의 기분 조절, 집중력, 기억력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로, 충분히 분비되지 않을 경우 뇌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사람들이 기상하자마자 스마트폰을 먼저 확인한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눈을 자극하지만 생체 시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정보 과잉과 시각 피로를 유발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높여 코르티솔 분비를 자극한다.
또한 햇볕을 받지 않으면 비타민D 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비타민D는 단순한 뼈 건강뿐 아니라 뇌의 염증 조절과 신경 보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일수록 치매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뇌 건강은 아침 행동에서 시작된다
치매를 멀리하려면 약보다 먼저 바꿔야 할 것이 바로 아침 습관이다. 자극적인 카페인을 공복에 넣고, 설탕이나 흰빵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햇빛 대신 스마트폰 화면으로 뇌를 깨우는 일상은 당장은 불편하지 않더라도 수십 년 뒤 뇌 기능에 치명적인 흔적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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