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음파를 활용한 비침습적 뇌 자극술로 우울, 불안, 트라우마 등 정신건강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낮은 강도의 초음파를 활용해 편도체 영역에 있는 신경세포들의 과잉 활동을 조절하는 원리다.
저강도 경두개 집속 초음파 활용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델 의과대학에서는 현지시각 24일(목) 네이처 그룹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저강도 초음파 기반의 신경 치료법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약물이나 수술 없이 비침습적 뇌 자극술로 뇌 깊숙히 위치한 영역의 활동까지 조절할 수 있을지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연구팀은 기분 및 불안 장애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 29명을 모집해 저강도 경두개 집속 초음파(transcranial Focused UltraSound, tFUS)를 활용한 비침습적 뇌 자극술의 실질적인 효과를 측정하고자 했다. 두개골을 통과하는 초음파를 발생시켜, 뇌의 편도체(Amygdala) 영역에 집중시킴으로써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중맹검(Double-blind) 방식을 채택했다. 어떤 환자가 진짜 치료군이고, 어떤 환자가 대조군(가짜 치료군)인지를 연구자와 환자 모두 모르게 함으로써 편견과 위약 효과(Placebo Effect)가 나타날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부작용 없는 비침습적 뇌 자극술
1차 시술 직후부터 편도체 활동이 즉각적으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3주에 걸쳐 매일 같은 치료를 반복한 결과, 환자들은 우울, 불안, PTSD와 같은 증상은 물론, 부정적인 정서에서의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델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과 조교수이자 연구의 제1저자인 그레고리 폰조 박사는 “편도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관심이 집중돼 왔지만, 이 깊숙한 영역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뇌 수술 또는 대뇌 피질 자극을 통한 간접적 접근뿐이었다”라며 “tFUS를 활용하는 기술은 정신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tFUS를 활용한 비침습적 뇌 자극술은 외부에서 초음파를 전달하는 방식이므로 피부나 두개골을 절개할 필요가 없다. 뇌 표면의 피질은 물론 편도체처럼 깊숙한 곳에 위치한 영역에도 초음파를 전달할 수 있으며, 초음파 자체의 에너지 또는 미미한 수준의 열을 활용해 신경세포를 조절할 수 있다.
게다가 mm 단위의 작은 영역에만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매우 정밀한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별다른 부작용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설계할 수 있을 거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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