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적인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었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랜 기간 폐렴 치료를 받아왔다. 심각한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회복해 교황청으로 돌아간 적도 있다.
폐 깊숙한 곳에 생기는 폐렴
폐렴은 감기와 동일한 호흡기 질환이지만, 원인과 증상, 그리고 위험성은 판이하게 다르다. 감기는 여러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등 상기도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통칭한다. 특별한 치료가 없더라도 대개 1주일 안에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병원균이 폐에 들어와 생긴다. 쉽게 말하면 폐에 감염이 생겨 숨쉬기가 힘들고 열이 나는 병이다. 상기도 감염에 그치는 감기와 달리, 폐 깊숙한 부위까지 감염되므로 수시로 숨이 차고 높은 열이 나게 된다. 폐렴은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되는 질환으로, 노인과 어린이, 기저질환자의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노인들의 경우 감기처럼 보이더라도 폐렴일 가능성을 항상 의심해야 한다. 또, 기침 없는 폐렴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많아 폐렴 발생률이 높고, 사망률 또한 젊은 층보다 훨씬 높다. 특히 75세 이상에서는 폐렴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높은 순위로 거론된다.
노인들은 기침을 하거나 가래를 뱉는 힘도 약해지는 일이 종종 있다. 이로 인해 균을 잘 배출하지 못하게 되고, 입이나 목에 있던 세균이 폐로 넘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기저질환 있으면 폐렴 위험 증가
한편,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폐렴 위험이 크게 증가하며 백혈구 기능이나 점막 방어력도 약해진다. 입원 치료 중 감염되는 병원성 폐렴은 특히 예후가 나쁘다. 노인에게 폐렴이 생기더라도 증상 인식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고열이나 기침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거나, ‘기침 없는 폐렴’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노인은 면역력이 약해 쉽게 걸리고, 기운 없음이나 헛소리를 하는 등 애매한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다”며 “젊은 사람은 기침과 열이 먼저 나타나는데 노인은 식욕 떨어짐, 기운 없음, 정신혼란 같은 애매한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침 없는 폐렴, 평소와 다른 변화에 주의
노인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기침 없는 폐렴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평소와 다른 작은 변화가 있지 않은지를 살펴야 한다. 대표적으로 △기운이 없고 누워만 있으려고 함 △숨을 쉬는데 가쁜 느낌이 생김 △말이 어눌해지거나 사람, 장소를 헷갈려 함 △식욕의 급격한 감소 △미열과 오한 △입이 심하게 마르고 소변이 줄어듦 등이 있다.
만약 기침, 가래, 호흡곤란, 의식 저하, 식욕 저하와 같은 변화가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그냥 감기 같다”라며 방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노인 폐렴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매년 접종 등을 받아야 하며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노인은 구강 세균이 폐로 넘어가면서 폐렴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으므로 구강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65세 이상에서는 폐렴 발생률이 젊은 사람보다 5배 높고, 입원할 확률도 훨씬 많다”며 “폐렴을 절반 이상 예방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꼭 하고, 틀니를 매일 깨끗이 세척하는 등 입과 치아를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작은 변화가 폐렴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부모님의 건강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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