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치+다시마’ 조합, 왜 문제가 될까요?
멸치와 다시마는 국물 맛을 깊고 감칠맛 있게 만드는 최고의 조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두 재료를 함께 넣고 푹 끓여 육수를 내는 것이 당연한 방식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오히려 영양 손실을 부르는 조리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멸치는 칼슘, 인, 단백질이 풍부하고, 다시마는 요오드와 미네랄의 보고입니다. 그러나 두 재료를 끓는 물에 동시에 넣고 오래 끓일 경우, 높은 온도와 산성 반응으로 인해 멸치의 칼슘이 분해되거나 침전되고, 다시마 속 요오드는 불안정한 상태로 변해 파괴되거나 휘발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즉, 건강을 위해 챙겨 넣은 재료들이 오히려 제 기능을 못한 채 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다시마는 ‘끓이기’보다 ‘우리기’가 핵심입니다
다시마에 풍부한 요오드는 수용성이 강하고, 열에 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60~80도 정도의 온도에서 물에 우러나기 시작하며,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오랫동안 끓일 경우 요오드가 휘발되거나 파괴되어 버립니다.
또한 고온에서 다시마를 오래 끓이면 끈적한 점액질(알긴산)이 지나치게 나와 쓴맛이 돌거나,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건강을 위한 다시마 육수를 만들고 싶다면,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우린 후 물이 끓기 직전에 건져내야 요오드와 미네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멸치는 단백질과 칼슘이 열에 강한 편이므로 따로 끓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즉, 멸치와 다시마는 조리 목적과 이상적인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훨씬 더 바람직합니다.

영양이 아닌 ‘맛’만 남는 잘못된 육수 습관
대부분의 사람들은 멸치와 다시마를 함께 넣고 한참 끓인 국물에 맛이 깊게 우러났다고 생각하지만, 그 국물에 실제로 남아 있는 영양 성분은 기대 이하일 수 있습니다. 다시마 속 요오드는 열에 파괴되고, 멸치 속 칼슘은 산성 환경에서 녹지 못한 채 뼈에 붙어 있거나 국물 속에 침전됩니다.
여기에 장시간 끓이면 멸치 뼈에서 비린맛이 우러나와 식욕을 떨어뜨리고, 다시마에서 나오는 과도한 점액은 국물 맛을 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이나 노년층처럼 칼슘과 요오드 섭취가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영양소를 ‘넣고도 못 먹는’ 상황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맛은 남았지만, 건강은 남지 않은 육수가 습관처럼 반복된다면, 매일 먹는 국이 사실상 빈 영양국물이 되는 셈입니다.

국물 영양 살리는 멸치·다시마 육수 실천법 4가지
1. 다시마는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우린 후, 물이 끓기 직전(약 80~90도)에 꺼냅니다.
2. 멸치는 다시마를 꺼낸 후 넣고 중불에서 10분 이내로만 끓여 비린맛 없이 영양을 우립니다.
3. 끓인 육수는 바로 사용하거나 식힌 뒤 냉장 보관해 2~3일 이내 활용합니다.
4. 국물 내 염분을 줄이기 위해 된장, 간장은 최소화하고 채소 육수와 병행해 맛을 보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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