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유명한 암각화에 그려진 수수께끼 생물은 환수가 아니라 2억 년 전 생존한 디키노돈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디키노돈은 고생대 페름기 후기 아프리카대륙에 서식한 초식성 단궁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 고생물학자 줄리앙 브누아 박사 연구팀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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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유명한 암각화에 그려진 수수께끼 생물은 환수가 아니라 2억 년 전 생존한 디키노돈(Dicynodon)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디키노돈은 고생대 페름기 후기 아프리카대륙에 서식한 초식성 단궁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 고생물학자 줄리앙 브누아 박사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이들의 성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연구팀은 남아프리카 카루 분지(Karoo basin) 암벽에 그려진 송곳니를 가진 기묘한 생물을 조사했다. 뿔 달린 뱀 벽화(Horned Serpent panel)로 명명된 이 암각화는 휘어진 길쭉한 몸통에 송곳니를 가진 생물을 묘사했다. 약 200년 전인 1821년부터 1835년 사이 이 땅에 살던 수렵채집인이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루 분지의 수렵채집인이 1800년대 그린 것으로 생각되는 암각화. 아래쪽의 길쭉한 몸을 가진 생물의 정체가 불명확하다. 「사진=PLOS ONE 공식 홈페이지」
그간 많은 학자들은 이 생물의 정체를 알아내려 했다. 형태로 미뤄 어떤 현생종 동물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수렵채집인이 신화 속의 존재, 혹은 영적인 환수를 그린 것으로 추측됐다.
연구팀은 암각화가 약 2억 년 전 멸종한 디키노돈을 묘사했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카루 분지에 터전을 잡은 산사람들이 숭배한 영적 존재의 대부분은 실존하는 동물에 근거했다는 선행 연구 때문이다. 연구팀은 공상적인 존재를 배제하고 과거 지구상에 서식한 고생물 후보들을 압축했다.
브누아 박사는 “암벽에 그려진 송곳니를 가진 생물은 디키노돈류를 바탕으로 그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디키노돈류는 약 2억5000만 년 전부터 2억 년 전 페름기부터 삼첩기(트라이아스기)에 걸쳐 서식한 초식성 척추동물로 탄탄한 몸과 아래를 향한 송곳니 2개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카루 분지 암각화 속 디키노돈을 구체화한 이미지 「사진=PLOS ONE 공식 홈페이지」
이어 “아마 카루 분지의 수렵채집인은 디키노돈류 화석을 발견했고, 상상력이 자극돼 암벽에 새겨 넣었을 것”이라며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서양 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기록을 남기기 이전부터 디키노돈류의 존재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 가설대로라면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다양한 고생물 화석을 수집했고, 특징적인 일부 생물을 암각화로 남겼다. 어차피 화석만으로는 전체상을 모르기 때문에 암각화 속 생물들은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고 연구팀은 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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