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완전히 끝난 줄 알았던 V8, 메르세데스-AMG가 다시 무대 위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AMG는 전통적인 고성능 내연기관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AMG는 새로운 플랫플레인 크랭크 방식의 V8 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되며, 향후 CLE63 등 다양한 고성능 차량에 탑재될 전망이다. 이번 개발은 기존 GT63 S E-퍼포먼스 등 PHEV 시스템의 무게 증가와 감성 부족에 대한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다.
이번 소식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 및 「탑기어」 등 외신들을 통해 확산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벤츠 고성능 디비전 AMG는 “하이브리드화가 곧 전기차화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감성과 성능, 효율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AMG의 수장 미하엘 쉬베(Michael Schiebe)는 “고객이 엔진 하나로도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하이브리드 기술이 탑재된 이번 V8은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브랜드 철학의 연장이자 진화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V8은 기존 크로스플레인 방식과 달리, 경량화 및 고회전에 유리한 플랫플레인 구조를 채택했다. 여기에 48V 시스템이 결합되며, 유로7 등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성과 민첩한 반응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AMG는 이 엔진을 단순한 전동화 모델의 대안이 아니라, 하이브리드 기술과 고성능 감성 사이에서의 정교한 균형으로 설명한다. 이는 기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보다 간결하고, 무게 부담이 적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의 장점을 극대화한 결정이다.
AMG는 이번 차세대 V8을 특정 모델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차종에 도입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고려해 설계 중이다. CLE63 등 차세대 쿠페 모델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단종 루머가 돌던 AMG GT 4도어 역시 부활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반면, 기존의 대표 V8 모델인 C63은 이번 전략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AMG는 해당 모델에 6기통 기반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거나, C53 등의 대체 모델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AMG는 여전히 S클래스, 파가니 우토피아 등에 탑재되는 6.0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의 생산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 브랜드인 BMW, 아우디, 벤틀리가 이미 V12 엔진 생산을 중단한 가운데, 벤츠는 독일 프리미엄 제조사 중 유일하게 V12를 고수하고 있다.
메르세데스-AMG의 이번 발표는 단순히 한 엔진의 개발이 아닌, ICE 시대를 마무리짓는 듯했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흐름 속에서 역방향의 전략을 선언하는 셈이다.
AMG는 하드코어 운전자들이 V8의 사운드와 직관적인 반응성을 그리워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계속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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