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가마솥 추어탕과 낚지볶음에서 맛본 메기매운탕 – 가마솥에서 끓여낸 진짜 시골 밥상

김군의 여행스케치 2025.05.12 조회수

얼마 전 주말을 맞아 가까운 경북 청도로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탁 트인 들판과 낮은 산맥들이 어우러진 청도는 하루 코스로 다녀오기 좋은 소도시인데요,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어느새 배가 고파지죠. 그렇게 도착한 식당이 바로 **‘청도 가마솥 추어탕과 낚지볶음’**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이었습니다. 이름이 조금 긴 편이지만, 전통 있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간판과 커다란 가마솥이 보이는 외관에서 믿음이 갔고, 결국 이곳에서 뜻밖의 별미인 메기매운탕을 맛보게 되었어요.

시골 감성 가득한 외관과 내부 분위기

식당은 청도 화양읍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네비게이션 없이 찾기에는 조금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한눈에 시골식당 느낌이 확실하게 들어오더군요. 입구 옆에는 실제로 사용하는 장작과 가마솥이 진열되어 있었고, 벽면에는 메뉴와 원산지 표시가 손글씨로 쓰여 있었어요. 요즘 보기 드문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내부는 널찍한 구조에 좌식과 입식 테이블이 나누어져 있었고, 커다란 창문 밖으로는 논밭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시골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라 식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죠.

메뉴 탐색 – 이름은 추어탕과 낚지볶음이지만…

처음엔 추어탕이나 낚지볶음을 먹어볼까 하고 들어갔지만, 메뉴판을 보다 보니 눈에 띄는 메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메기매운탕. 왠지 이곳만의 숨은 인기 메뉴일 것 같은 직감이 들어 주문해보기로 했죠. 가격은 2인 기준으로 적당한 편이었고, 추가로 공깃밥과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주문 후에는 바로 가스버너 위에 뚝배기 냄비가 놓이고, 보글보글 끓기 시작합니다. 메기매운탕은 미리 끓여 나오는 게 아니라, 식탁에서 직접 끓이면서 먹는 방식이었어요. 냄비 속에는 큼직한 메기, 미나리, 우거지, 콩나물, 두부, 대파 등이 듬뿍 들어 있었습니다.

국물 맛 – 자극적이지 않고 구수한 된장 베이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향부터 다릅니다. 보통 매운탕이라고 하면 고춧가루 팍팍 들어가서 화끈한 맛을 상상하는데, 이곳의 메기매운탕은 된장을 베이스로 한 구수한 맛이 기본이고, 그 위에 칼칼한 매운맛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스타일이었어요. 흔히 아는 고춧가루 맛 폭탄이 아니라, 제대로 끓인 육수의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산초가루도 살짝 들어가 있어 느끼함 없이 깔끔했고, 뒷맛이 텁텁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MSG에 의존한 맛이 아닌 게 분명했어요. 국물에서 뼛속까지 우러난 듯한 진한 감칠맛이 밥을 절로 부르게 하더군요.

메기 살점 – 부드럽고 잡내 없는 고급스러운 맛

가장 중요한 메기의 상태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생선 특유의 흙내나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았고, 살점은 부드럽고 탱글탱글했어요. 속살이 무르지 않고 적당히 쫄깃해서 먹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메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개인적으로는 미나리와 함께 떠먹는 메기살 조합이 정말 좋았습니다. 미나리의 향긋함이 메기의 풍미를 더 살려주는 느낌이었죠.

반찬 구성도 알차게

기본 반찬은 열무김치, 배추김치, 깻잎장아찌, 무말랭이, 고추된장무침 등이 나왔습니다. 양은 많지 않지만, 하나같이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한 손맛이 느껴졌어요. 특히 깻잎장아찌는 밥과 함께 먹으면 감칠맛을 배가시켜줘서 인기 반찬이었습니다.

기본 반찬도 무한리필은 아니었지만, 요청하면 기분 좋게 리필해주시더군요. 서비스 마인드도 좋았습니다.

친절한 서비스와 위생 상태

식사 중에도 직원분들이 테이블을 자주 돌며 상태를 확인해주셨고, 물이나 밥이 부족한지 먼저 챙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친절하고 배려심 있는 서비스가 느껴졌어요. 식당 내부도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주방이 반 오픈형이라 조리 과정을 믿고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