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급 가격에 타이칸 성능?!” 난리난 전기 SUV의 진짜 실체는

래디언스리포트 2025.05.14 조회수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대형 세단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현대 ‘그랜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기준점이다.

고급스러움과 안정성, 그리고 실용성을 모두 갖춘 대표적인 대형 가솔린 세단으로,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국민 준대형차’라는 인식을 심어왔다. 가격은 대체로 3,600만 원에서 5,000만 원대로 형성되어 있어, 프리미엄 차급으로 진입하려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이런 그랜저의 가격대에 포르쉐 타이칸에 버금가는 고성능을 갖춘 전기차가 등장했다면,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중국 IT기업 샤오미가 처음으로 선보인 전기 세단 SU7이 그 주인공이다.

2025년 5월 13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품질 평가 기관인 ‘차이나 자동차 품질망(China Automobile Quality Network)’은 올해 1분기 대형 전기 세단 품질 순위를 발표했다.

그 결과 샤오미 SU7은 전체 29개 차종 중 최하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는 결함 신고와 위험 요소 분석을 기반으로 벌점 시스템을 도입해 차량 품질을 정량화하는 방식으로, SU7은 총 239점이라는 가장 높은 벌점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대형 BEV 세단 평균보다 56점이 높은 수치로, 단순한 일시적 이슈를 넘어서 구조적 결함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결과다. 특히 SU7은 출시 이후 1~4월 사이 10만 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시장의 기대를 받았기에, 이와 동시에 폭증한 품질 불만은 그만큼 실제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성능 괴물’ SU7, 기대와 현실 사이

샤오미 SU7은 수치만 보면 확실히 인상적이다. 최상위 모델인 SU7 울트라는 총 출력 1,526마력, 제로백 1.98초, 최고 속도 359km/h라는 슈퍼카급 성능을 내세운다. 고성능 모델인 SU7 맥스 역시 664마력에 주행거리 800km(CLTC 기준)를 지원하며, 기존 전기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기본형 모델도 295마력, 최대 700km 주행거리로 실용성을 고려한 구성이며, 가격은 약 3,000만 원대부터 시작된다. 이는 현대 그랜저 상위 트림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매력을 지닌다.

하지만 이 모든 성능이 일상 주행에서 그대로 체감되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SU7은 빠른 가속력과 고출력을 제공하지만, 일부 시승 리뷰에 따르면 핸들링이 민감하거나 무겁게 느껴지며, 트랙 중심의 세팅이 도심 주행에서는 부담스럽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현대 그랜저는 수년간 다듬어진 일상형 세단으로, 부드러운 승차감과 편안한 조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일반 소비자에게는 더 안정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

SU7과 타이칸의 숫자 비교, 그러나 신뢰성은 따로 봐야

포르쉐 타이칸과의 비교도 빠질 수 없다. 타이칸 터보 S는 최대 출력 938마력, 제로백 2.4초의 퍼포먼스를 갖췄고, 유럽 안전 테스트인 유로 NCAP에서 5성 등급을 획득하며 성능과 안전성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U7은 중국 C-NCAP 테스트에서 5성을 획득했지만, 최근 사망 사고 이후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며, 해당 결과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일정 부분 흔들리고 있다. 아직 국내나 유럽 등에서의 안전성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실내 구성, 기술력, 브랜드 신뢰… 넘어야 할 과제

SU7은 3,000mm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전면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시스템 구성은 샤오미 특유의 IT 강점을 보여주지만, 일부 사용자 리뷰에서는 실내 마감이나 버튼 조작감 등에서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평도 존재한다.

OTA(Over-The-Air)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소프트웨어 향상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최근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OTA 이후 예고 없이 성능 제한이 적용된 사례도 발생해 사용자의 혼란을 키운 바 있다.

또한 자동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국적인 서비스망, 부품 공급 체계, 사고 대응 시스템 등 전통적인 브랜드 신뢰와 관리 능력도 중요한 요소다. 이 부분에서 샤오미는 아직까지는 자동차 분야의 ‘신생 브랜드’로 분류되며, 향후 성장과 검증이 필요한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