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린 이런거 없어?” G80 가격에 마이바흐 감성 낸 준대형 세단

래디언스리포트 2025.05.23 조회수

(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우리나라에선 왜 이런 차가 안 나올까. 가격은 G80 수준이지만, 감성은 마이바흐를 떠올리게 하는 ‘숨겨진 보석’이 일본 시장에 등장했다. 토요타는 최근 크라운 세단의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에디션을 공개하며, 고급차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다.

2025년 5월 17일, 일본에서 선보인 토요타 크라운 스페셜 에디션 Z “The 70th”와 Z Limited Matte Metal 모델은 각각 전통과 미래를 담은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색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고급차의 상징인 투톤 외관과 정제된 실내는 수입 프리미엄 세단에만 기대던 ‘감성 소비’의 기준을 흔들고 있다.

특히 “The 70th” 에디션은 프레셔스 메탈 컬러의 상단과 화이트 펄 또는 블랙 펄 하단이 어우러진 투톤 외관을 통해 마이바흐를 연상케 한다. 20인치 무광 블랙 휠, 레이저로 각인된 70주년 기념 로고, 퍼들램프·기어 셀렉터 등 곳곳의 디테일은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소유의 기쁨’을 전하는 오브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내 역시 블랙 러스터 인테리어와 우드 그레인 장식이 조화를 이루며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연출했다. 차별화된 감성을 더욱 강화한 Matte Metal 에디션은 다크 그레이 무광 컬러의 외장에 유지 관리가 쉬운 특수 도장을 더해, ‘실용적 럭셔리’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안한다.

가격대는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약 7,248만 원(7,550,000엔), 수소연료전지(FCEV) 모델은 약 8,208만 원 수준이다. G80 중·상위 트림과 겹치고, 때로는 오히려 저렴한 가격임을 감안하면, 일본 시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이 차의 가치는 더욱 뚜렷해진다.

“G80 vs. 크라운”… 프리미엄의 기준 바뀔까?

현대차의 그랜저는 국내에서 ‘국민 세단’으로 불릴 만큼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며, 제네시스 G80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크라운 스페셜 에디션은 이 두 모델 사이의 미묘한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적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그랜저는 5,000만 원 내외에서 풀옵션을 구성할 수 있으며, G80은 시작가가 5,900만 원대, 상위 트림은 8,000만 원대 후반까지 올라간다. 크라운은 가격 기준으로는 G80과 경쟁하지만,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를 제시한다.

2.5리터 셀프-차징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 모델은 국내 동급 차량에서는 보기 드문 친환경 조합이다. 수소차의 경우 현대차가 넥쏘를 통해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세단 형태로 이 기술을 적용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이러한 점은 크라운이 단순한 ‘특별판’이 아닌, 기술적 다양성과 미래 지향성을 동시에 담은 모델임을 방증한다.

현대차에 던지는 질문, “왜 우린 이런 거 없나요?”

국내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비싼 차’보다는 ‘합리적인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차별화된 디자인, 특별한 경험, 그리고 눈에 띄는 디테일이 소비 결정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시장은 스페셜 에디션의 다양성이나 실험적인 모델에 있어 여전히 보수적인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나 기아는 분명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지만,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감각’을 제안하는 데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크라운 스페셜 에디션은 바로 이 지점에서, 국내 제조사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토요타의 전략은 단순히 ‘한정판’에 그치지 않는다. 70년의 역사를 기념하면서도, 오늘날 소비자가 원하는 ‘차별성 있는 프리미엄’을 정확히 짚어냈다. 자동차를 단순한 제품이 아닌 ‘경험의 확장’으로 제시한 이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