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사고나면 끝장?” 기아 소형 전기 SUV, 볼보급 안전성 입증

래디언스리포트 2025.05.24 조회수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작은 차는 사고 나면 끝장”이라는 말은 오랜 시간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통념이었다. 차체가 작고 가벼울수록 사고 시 충격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인식에 균열을 낸 차량이 등장했다. 바로 기아의 최신 소형 전기 SUV다.

기아는 지난 5월 23일, 자사의 콤팩트 전기 SUV가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유로 NCAP은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차량 안전성 평가 기관으로, 평가 기준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이 기관의 인증은 곧 글로벌 시장에서의 안전성 신뢰도를 뜻한다.

이번 평가에서 기아 소형 SUV는 ▲성인 탑승자 보호 83% ▲어린이 탑승자 보호 84% ▲보행자 보호 78% ▲안전 보조 시스템 78% 등 고르게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최고 등급을 받아냈다. 특히 성인 보호 항목의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는 최고 점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소형차가 구조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모델의 충돌 안정성은 단순히 수치 이상의 설계적 진화를 보여준다. 기아는 차량에 초고장력 핫스탬핑 부품을 확대 적용하고, 충돌 시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분산되도록 차체 전방 구조물을 최적화했다. 여기에 승객실을 구성하는 측면 주요 구조물도 보강해, 전·측면 충돌 시 승객 공간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소형 SUV의 진화는 충돌 테스트 결과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아는 해당 차량에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 사고 발생 시 긴급 구난 센터 자동 알림,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등 고급 안전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이들 기능은 단순한 사고 예방을 넘어, 사고 이후의 피해를 줄이는 데까지 영역을 넓혔다.

사고를 피하고, 그 이후까지 책임진다

또한 기아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 2,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등 10여 가지 이상의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패키지는 차량의 능동 안전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작용하며, 실제 유로 NCAP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경쟁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기아의 성과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컨대 현대의 코나 일렉트릭은 같은 소형 전기 SUV지만 2023년 유로 NCAP에서 4성 등급에 머물렀다. 성인 보호 80%, 보행자 보호 64%, 안전 보조 시스템 60% 등 주요 항목에서 기아 소형 SUV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전면 충돌에서 운전자 가슴 보호가 ‘취약(Weak)’ 판정을 받아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인 볼보의 EX30은 성인 보호 89%, 안전 보조 시스템 90%를 기록하며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아 SUV 역시 동일한 5성 등급을 획득했으며, 보행자 보호 항목에선 오히려 EX30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형 SUV지만 안전성만큼은 대형차 혹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거두며, 기아는 이번 결과를 통해 “작은 차는 위험하다”는 통념을 명확히 반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 위치와 무게 중심이 다르고, 충돌 시 위험 요소가 상존함에도 이를 구조적으로 극복해낸 점은 높은 기술력을 반영한다.

소형 전기 SUV의 새로운 기준 제시

이 차량의 유로 NCAP 최고 등급 획득은 단일 모델의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기아는 2022년 EV6, 2023년 EV9에 이어 이번에도 최고 등급을 획득하면서 자사 전기차 전 라인업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아가 단지 차를 ‘잘 만드는’ 수준을 넘어, ‘안전성 중심의 브랜드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소형 SUV는 접근성과 실용성을 갖춘 전략적 모델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아가 안전성이라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향후 시장 주도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이상 ‘큰 차가 안전하다’는 단순한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제 소비자는 차량 크기보다 충돌 시 생존 가능성과 사고 대응 능력을 중시한다. 기아 소형 SUV의 사례는, 소형 전기 SUV 시장에서도 안전을 양보하지 않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기사 요약

기아 소형 전기 SUV, 유럽 최고 안전등급 획득

측면 충돌 최고 점수로 구조 안전성 입증

초고장력 소재와 충돌 에너지 분산 구조 적용

운전자 모니터링·다중 충돌방지 등 고급 ADAS 탑재

현대 코나보다 안전 항목 전반서 우위

볼보 EX30과 동일 등급 획득… 보행자 보호는 우세

전기차 특유의 충돌 리스크까지 제어한 설계

기아 전기차 전 라인업, 안전 최고등급 행진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