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혹은 간헐적 단식을 하거나 그 외 이유로 오랫동안 공복 상태일 때 불쾌한 입냄새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누구나 경험해봤을 법한 흔한 현상이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흔히 ‘공복 입냄새’라 불리는 이 현상은 무엇 때문에 생기는 걸까? 공복 입냄새의 원인, 그로부터 캐치할 수 있는 건강 신호, 올바른 관리 방법까지 알아보도록 한다.
침 분비 감소로 인한 세균 활동
공복 입냄새가 발생하는 가장 흔하고 자연스러운 원인은 ‘침 분비 감소’다. 좀 더 본질적인 원인을 짚어보자면, 입 속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침은 단순히 입 안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식사 후 입 속에 남게 되는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여러 조직에서 발생하는 죽은 세포나 세균을 씻어내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침은 음식물이 들어왔을 때 활발하게 분비된다. 즉,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입 속이 마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침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 전반적으로 입 속이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구강 내 수많은 세균이 더 활발하게 번식하게 된다. 또, 입 속의 찌꺼기 및 노폐물을 청소하는 기능도 둔해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입냄새가 심해지는 원인이 된다.
입 속의 세균들은 인간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크기의 미세한 음식 잔여물, 또는 구강 점막 세포 등을 분해한다. 이때 ‘휘발성 황 화합물’이라 불리는 가스(기체)를 생성하는데, 이것이 농축되면 달걀 썩는 것과 같은 냄새가 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공복 입냄새라 불리는 현상의 주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 입냄새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잠자는 시간 동안 음식물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수면 중에는 체내 기능이 최소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한몫을 한다.

의도적 공복 상태로 인한 발생
하지만 꼭 잠을 자고 난 후에만 공복 입냄새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간헐적 단식 등으로 의도적인 공복 상태를 유지할 때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간헐적 단식을 하는 경우는 깨어있는 동안에도 잠자는 시간 못지 않게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간헐적 단식의 구체적 방법 중 하나로 널리 쓰이는 16/8 방법을 보자. 이 방법은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16시간 중 8시간 잠을 잔다고 가정하더라도, 나머지 8시간은 깨어 있는 채로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때 침 분비가 감소하면서 세균성 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수분 섭취를 통해 입 속 습도를 유지해줘야 한다.
또, 다이어트 목적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에너지로 사용할 탄수화물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몸은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케토시스(Ketosis)’ 상태에 들어간다. 이때 지방을 대사시키는 과정에서 ‘케톤체’가 생성된다.
여러 종류의 케톤체 중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종류는 바로 ‘아세톤’이다. 아세톤이 호흡을 통해 배출될 경우, 그 특유의 냄새가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세균성 입냄새와는 메커니즘부터 느껴지는 냄새까지 다르지만, 이 역시 공복 입냄새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공복 입냄새가 말해주는 건강 신호
아침에 일어났을 때, 혹은 의도적 공복 상태에서 발생하는 입냄새는 식사 및 양치질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문제는 위와 같은 상태에 해당하지 않을 때도 입냄새가 지속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했는데도 다시 공복 입냄새가 생기는 경우, 혹은 공복을 유지하며 물을 꾸준히 마시는 데도 공복 입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역시 구강 건강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잇몸 손상이 진행된 상태를 가리키는 ‘치주염’이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우식증(충치)이 대표적이다. 입 안 환경 자체가 세균 번식에 최적화된 상태가 돼 있기 때문에, 양치를 하거나 수분 공급을 원활하게 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한편, 만성적으로 침 분비가 부족한 ‘구강 건조증’일 가능성도 있다. 이는 특정 질환이나 이상 증세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쇼그렌 증후군’과 같은 특정 전신 질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다. 평상시에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경우가 잦다면 이와 관련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밖에 만성 부비동염, 편도선염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 위식도 역류 질환과 같은 소화기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공복 입냄새 잡는 올바른 관리법
잠들기 전 꼼꼼한 양치질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때 칫솔질만 하지 말고, 치간칫솔, 치실, 구강 세정기 중 하나 이상을 추가로 사용해,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까지 꼼꼼하게 제거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혀에 하얗게 끼는 설태 역시 입냄새의 원인이 되므로 신경쓰는 것이 좋다. 단, 양치질 할 때 쓰는 칫솔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전용 칫솔을 사용하거나, 혀 전용 클리너 제품을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는 입 안을 가볍게 헹궈주거나 기상 직후 물을 마시도록 한다. 이는 잠자는 동안 입 안에 쌓인 세균 및 냄새 유발 물질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며, 줄어들었던 침 분비를 활성화하는 매개체로서의 기능도 한다.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면, 물이나 허브차를 통해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유지해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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