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지프의 막내 SUV ‘레니게이드(Renegade)’가 13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부활한다. 2023년 말 단종되며 아쉬움을 남긴 이 모델은 전동화와 첨단 설계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할 준비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 등 인기 차종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소식은 2025년 5월 25일(현지 시각), 미국과 유럽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Carscoops) 및 관련 업계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됐다.
2027년형 신형 레니게이드는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STLA Small’ 기반으로 개발되며,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BEV) 파워트레인을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FCA Small Wide 4×4 플랫폼에서 전면적으로 탈피한 결과로, 지프가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에 돌입했음을 상징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시장 기준 예상 시작 가격이 25,000달러 이하라는 것이다. 이는 2025년 5월 기준 환율(1달러 = 약 1,360원)을 적용할 경우 약 3,400만 원 수준이며, 국내 도입 시 세금과 옵션을 포함해 3,800만~4,300만 원대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최고 트림이 4,800만 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상당히 확보한 셈이다.
미래지향적 외관과 감성 계승, 디자인 대전의 핵심 카드
신형 레니게이드는 기존 모델의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디자인에서 벗어나 한층 날카롭고 각진 형태로 변화한다. 이 변화는 디지털 아티스트 마르코 말테세(Marco Maltese)가 제시한 Jeep 레니게이 콘셉트 렌더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원형 LED 헤드램프, 육중한 플라스틱 클래딩, 슬림한 테일램프, 지프의 상징인 7슬롯 그릴 등은 전기차 시대에 맞춘 감각적 요소들과 전통적 아이덴티티를 절묘하게 결합하고 있다.
과거 국내 오너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호평을 받았던 “질리지 않는 디자인”, “레트로한 개성”이라는 강점은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트렌드까지 아우른 셈이다. 도심에서의 시선 집중도는 물론, 오프로드 특화 트림인 트레일호크(Trailhawk) 버전까지 고려해 설계된 점에서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실내는 디지털 콕핏으로 진화, 감성과 실용성 모두 잡았다
새 레니게이드의 실내는 전통적인 투박함을 벗고 현대적 디지털 콕핏 구조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소형 전기 SUV인 지프 어벤저(Avenger)에서 가져온 스마트 수납 설계가 적용되며,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에는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된다. 이는 과거 레니게이드가 국내에서 “좁은 실내”, “불편한 2열” 등으로 지적받았던 약점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한 OTA(무선 업데이트), 대형 디스플레이,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도입이 유력하며,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편의사양 부분에서도 확실한 개선이 기대된다. 한때 국산차에 비해 “옵션의 불모지”로 불렸던 전례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시장 재진입 가능성… “감성”만으론 부족했던 과거 반성
지프 레니게이드는 2015년 국내 출시 후, 독특한 디자인과 브랜드 감성으로 초기 주목을 받았다. “감성으로 타는 차”, “작지만 진짜 지프”라는 표현이 어울렸고, 특히 여성 소비자와 1~2인 가구에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높은 가격 대비 부족한 편의사양, 협소한 실내공간, 낮은 연비, 잦은 고장과 수리비 부담 등이 문제로 떠올랐다.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 2024년 평가에 따르면, 레니게이드는 100점 만점에 44점으로 ‘2024년 최악의 차종’ 5위에 선정됐으며, 소유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1점에 불과했다. 예측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33점으로 낮았고, 변속 반응, 시트 불편, 연비, 시야 문제 등이 주요 지적 사항이었다.
국내에서도 “예쁜 쓰레기”라는 극단적 평가와 “디자인이 80% 먹고 들어간다”는 호평이 공존했다. 2021년엔 2,708대가 판매되며 역주행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지만, 2023년 단종 직전엔 연간 930대 수준까지 급감했다. 결과적으로 레니게이드는 ‘감성’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에서 무너졌던 것이다.
소형 SUV 재격돌 예고… 관건은 실용성과 가성비
2027년형 레니게이드는 1.2L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전동식 후륜 구동 AWD 시스템, 그리고 순수 전기차(BEV)까지 세 가지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전기차 모델의 경우 54kWh 배터리와 약 320km(WLTP 기준) 주행거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실용성과 유지비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이다.
경쟁자는 명확하다. 국내 시장은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KG 모빌리티 코란도 등 국산 소형 SUV들이 이미 탄탄하게 포진해 있다. 특히 2천만~3천만 원대의 가격대에 고급 편의사양을 탑재한 이들 모델과 비교해, 레니게이드가 얼마나 ‘가성비 있는 지프’로 다가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프 어벤저 미출시 시, 사실상 유일한 전동화 엔트리 SUV 될 가능성
현재 지프 어벤저의 국내 출시 일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레니게이드가 한국 시장에서 지프 브랜드의 유일한 전동화 소형 SUV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감성만이 아닌 실용성, 가격, 유지비, 상품성까지 모두 개선된 ‘레니게이드 2.0’이 성공적인 귀환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 요약
2027년형 지프 레니게이드, STLA 플랫폼 기반 전동화 확정
미국 기준 25,000달러(약 3,400만 원), 국내 3,800만~4,300만 원 예상
디자인 전면 개선, 개성 유지하며 현대적 감각 더해
실내 디지털화 및 수납 강화, 과거 단점 보완 시도
전동화 파워트레인(MHEV, BEV, AWD) 다양화
컨슈머리포트 평가 저조, 실질 상품성 개선이 관건
국내 코나·셀토스 등과 치열한 가성비 경쟁 전망
지프 어벤저 미출시 시, 유일한 전동화 엔트리 SUV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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