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에 혼자 남겨진 소년, 김시덕의 상처투성이 어린 시절”
개그맨 김시덕은 2001년 KBS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의 ‘내 아를 낳아도’, ‘쥐잡아 묵었나’ 등 다양한 사투리 유행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고독과 상처가 있었다. 김시덕은 사생아로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는 본가로 돌아가고, 어머니 역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 9살 때부터 혼자 살아야 했다.
생활비 지원마저 끊긴 그는 굶는 일이 다반사였고, 오히려 보육원에 있는 친구가 부러울 정도로 극심한 가난과 외로움 속에 성장했다.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가스라이팅과 자책감의 나날”
김시덕은 부모에게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으며, 오히려 “네가 태어나지만 않았어도”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이 말은 어린 김시덕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그는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아이로 각인됐다.
부친 쪽에도 모친 쪽에도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진 채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부모의 방임과 무관심 속에 그는 자신이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는 자책감에 시달리며, “내가 태어나서 부모님이 곤란했다. 두 분께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2평 쪽방, 신문배달과 아르바이트로 버틴 청소년기”
9살부터 혼자가 된 김시덕은 2평짜리 쪽방에서 신문배달, 우유배달, 페인트공장, 건설현장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급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연탄 한 장 뗄 수 없는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항상 배가 고프고 추웠다.
보육원에 있는 친구가 밥도 주고 따뜻한 데서 재워주니까 부러웠다”고 회상했다. 중학교 때는 학자금 면제를 위해 운동 특기생에 지원하기도 했다.
“웃음에 집착한 이유…사람들의 관심이 유일한 위로”
김시덕은 “돈 없고, 가난하고, 안 씻고, 매일 똑같은 옷 입은 날 누가 좋아하겠냐.
그런데 학교에서 재밌는 얘기를 하거나 선생님 흉내를 내면서 웃기면 친구들이 좋아했다. 그렇게 도시락도 같이 먹고, 웃기면서 살았다”고 밝혔다. 웃음을 통해 외로움을 잊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유일한 위로였다.
이 경험이 훗날 개그맨의 꿈을 꾸게 한 원동력이 됐다.
“개그맨으로 성공, 그러나 가족의 그늘은 계속됐다”
김시덕은 KBS 16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의 ‘생활사투리’, ‘마빡이’ 등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유명해지자 부모와 관련된 사람들이 찾아와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일도 겪었다. “방송국에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돈을 갚으라고 했다.
처음에는 몇 천만 원씩 줬지만, 계속 주면 안 될 것 같더라. 나는 부모님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천륜을 어떻게 끊느냐고 하는데 나는 끊었다”고 밝혔다.
“희귀병과 방송 중단, 그리고 다시 일어선 삶”
2010년, 김시덕은 희소 난치병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으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목, 어깨, 견갑골, 허리, 관절 등이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이 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과 관리로 건강을 회복했고, 현재는 상태가 호전되어 다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으로서의 다짐, 그리고 진짜 가족의 의미”
김시덕은 2008년 승무원 출신의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그는 “내 아이에게는 절대 내 부모님처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반면교사라는 네 글자를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최근 부친상을 치른 김시덕은 “태어나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덕분에 제 가족을 만났다.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제 아버지가 되지 말아 달라”고 SNS에 남기며, 진짜 가족의 소중함과 새로운 삶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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