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go X 하이브리드 패이스리프트 [사진 = 토요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8dcbfee0-b1cb-4bd4-8e03-332c76864e4d.png)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경형 SUV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비슷하다. 작고, 저렴하며, 실용적인 ‘딱 거기까지’의 자동차. 하지만 토요타가 선보인 신형 Aygo X 하이브리드는 이 통념을 정면으로 부순다. 크기는 경차지만, 움직임과 내실은 경차가 아니다. 그것이 이 차가 흥미로운 이유다.
2025년 6월 2일, 토요타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Aygo X의 부분변경 모델(페이스리프트)을 공개하며, 이 차량에 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전격 탑재했다. 유럽 A-세그먼트 모델 중 최초이며, 지금까지 마일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만 존재했던 시장에 자가충전 하이브리드를 투입한 것은 이례적인 시도다. 야리스(Yaris)에서 사용된 GA-B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술과 공간, 승차감 모두에서 ‘경형’이라는 이름의 경계를 지운 셈이다.
![Aygo X 하이브리드 패이스리프트 [사진 = 토요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d3327ecd-c82d-474a-a5a7-17d205df1c6d.png)
하이브리드의 퍼포먼스, 경차를 벗어난 민첩함
이번 Aygo X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합산 114마력을 발휘한다. 수치로만 보면 소형 SUV 못지않다. 실제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약 9.6초만에 도달하는데, 이는 국내 대부분의 경형 차량은 물론, 일부 준중형 가솔린 세단보다도 빠른 가속력이다.
물론 ‘빠르다’는 기준은 상대적이다. 스포츠카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도심 주행과 추월 시 충분한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가속력은 경형 SUV로선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e-CVT(전자식 무단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 감각은 운전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단, 고속 영역에서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제한적인 출력이 다소 느껴진다. 시속 100km 이상에서 가속 성능은 평이하며, 급가속 시 엔진음이 크게 유입되는 편이다. 도심 위주의 사용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지만,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이 잦은 운전자에겐 다소 아쉬운 구간일 수 있다.
![Aygo X 하이브리드 패이스리프트 [사진 = 토요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8369c23c-6597-4a36-8d77-51c77b1ea4bc.png)
ℓ당 25km, 현실적이고 믿을 수 있는 연비
연비는 단연 Aygo X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유럽 WLTP 기준 복합 연비는 ℓ당 약 25km로, 이는 현재 판매 중인 경형 SUV 중 최상위 수준이다. 전기차가 아니면서 이 정도 효율을 낸다는 점에서 도심형 친환경차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무엇보다도 충전이 필요 없는 하이브리드라는 점이 중요하다. 주행 중 자동으로 전력을 회수하고 이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은 도심 정체 구간에서 오히려 연비를 향상시킨다. 이는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갖는 충전 스트레스를 완전히 배제하는 설계이자, 실사용자의 편의성에 충실한 기술 선택이다.
다만, 연비가 실제 주행에서 어느 정도까지 구현될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WLTP 기준이 한국의 도로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내 도심 기준 실주행 연비는 약 20~22km/ℓ 수준일 것으로 보이며, 이 수치 역시 여전히 뛰어나다.
![Aygo X 하이브리드 패이스리프트 [사진 = 토요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34ba3de6-4f90-4241-ab4e-6526726ea393.png)
정숙성·공간·사양… ‘경차급’의 기준을 초월하다
Aygo X는 기본적으로 경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내 체감은 완전히 다르다. 전장 3,776mm, 휠베이스 2,430mm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배터리는 뒷좌석 하단에 평평하게 배치돼 트렁크 공간(231ℓ)도 그대로 유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정숙성이다. 엔진룸 언더커버, 보닛 흡음재, 강화된 배기 시스템, 상위 트림엔 두꺼운 윈도 글라스까지 적용돼, 경차 특유의 실내 소음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도심 정속 주행 중에는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거의 무소음에 가깝고, 엔진이 개입되는 순간에도 방음 설계 덕분에 그 차이가 크지 않다.
내장 사양도 ‘경형 SUV’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7인치 디지털 계기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무선 충전 패드, USB-C 포트, 상위 트림에는 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와 Toyota Safety Sense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가 탑재된다. 특히 ADAS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해,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한 구조다. 이는 보급형 차량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구성이며, 상품성 측면에서 분명한 차별점이다.
![Aygo X 하이브리드 패이스리프트 [사진 = 토요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49c60a39-afe9-4237-abb4-c90db2867dc5.png)
스포티한 감성? Aygo X GR 스포츠로 정점 찍다
운전 재미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GR 스포츠 트림에 주목해야 한다. 외관은 18인치 휠, 블랙 보닛, 머스타드 투톤 컬러로 개성 넘치고, 벌집형 그릴과 GR 배지로 역동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하지만 진짜 차별점은 내부다.
쇼크업소버와 스프링, 전동 스티어링이 재셋업되어 조향 반응이 민첩해지고 차체 롤이 줄어든다. 퍼포먼스가 수치로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체감되는 주행 감각은 분명 차이를 만든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패키지가 아닌 ‘실제 주행 성능을 위한 튜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캐스퍼? 형식은 같지만 본질은 다르다
국내에서 Aygo X와 가장 자주 비교되는 모델은 현대 캐스퍼다. 둘 다 경형 SUV 포지션이고,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크기와 구조를 갖췄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부분에서 Aygo X는 캐스퍼보다 우위에 있다.
캐스퍼는 현재 1.0리터 가솔린 엔진(자연흡기 및 터보)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도 없고, 전자식 브레이크·디지털 계기판·고급 ADAS 등도 미흡하다. 연비는 최대 14km/ℓ 수준으로, Aygo X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숙성, 실내 마감 품질, 주행 성능, 하이브리드 효율, 기술 사양… 이 모든 항목에서 Aygo X는 경차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며, 캐스퍼는 가격 외에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소비자 선택 기준에서 본다면, 둘은 사실상 세그먼트는 같지만, 비교는 성립하지 않는 차량이다.
![Aygo X 하이브리드 패이스리프트 [사진 = 토요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ec65a0f8-6f71-444a-8b5f-8a01cbe8b744.png)
Aygo X는 경형 SUV의 기준을 뒤바꾼다
토요타 Aygo X는 단순히 작고 귀여운 도심형 SUV가 아니다. 성능, 효율, 정숙성, 기술, 공간 활용성까지 모든 면에서 기존 경형 차량의 한계를 넘어선 실험이자 완성형이다.
물론 고속 성능에서 다소의 아쉬움은 있고, 국내 도입 여부나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도심 친환경차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있어, Aygo X는 전기차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최초’를 시도했고, 상품성 면에선 ‘경차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Aygo X는 경형 SUV 시장이 더 이상 ‘작기만 한 차’가 아니라, 작아도 제대로 만든 차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기점이다.
기사 요약
토요타 Aygo X, 유럽 최초 A-세그먼트 풀 하이브리드 SUV
114마력 출력, 0→100km/h 가속 10초 내외
연비 ℓ당 25km 수준, 충전 불필요한 자가충전 하이브리드
정숙성 및 실내 고급 사양, 기존 경차와 확연한 차이
GR 스포츠 트림, 실제 주행 감각 개선된 튜닝 구성
현대 캐스퍼와 비교해 출력·연비·사양 모두 우위
단점은 고속 주행 영역의 성능과 국내 미출시 상태
경형 SUV 시장에서 기술력과 상품성으로 새로운 기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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