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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맞아?” 중국 손길 닿자 정체성 실종… 이젠 익숙하다 못해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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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ERA [사진 = 폭스바겐]
ID. ERA [사진 = 폭스바겐]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폭스바겐이 또 한 번 중국 시장만을 위한 전기차 모델을 내놓기로 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강박’에 따른 디자인 획일화 논란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손길만 닿으면 이런 디자인?”이라는 자조적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5년 6월 4일(현지시각),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합작사 FAW-Volkswagen과 함께 톈진경제개발구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향후 2027년까지 CMP 플랫폼 기반의 신형 전동화 모델 2종을 중국 전용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모델은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되며, 수출 계획 없이 중국 내수에만 공급될 예정이다.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CMP(Compact Main Platform) 아키텍처다. 이 플랫폼은 중국 전용 전자·전기 구조인 CEA(China Electronic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어 장치를 30% 줄이고 OTA 업데이트, 스마트 콕핏 시스템 등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글로벌 폭스바겐 차량과는 구동계나 인터페이스의 구조부터 다른 이질적 방향이다.

CMP 플랫폼을 최초로 적용한 콘셉트카 ‘ID. AURA’는 이미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다. 유려한 루프라인, 일자형 테일램프, 감춰진 도어 핸들 등 ‘미래지향적’ 요소를 강조했지만, 국내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중국차와 뭐가 다른가”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소형 전기 세단으로 포지셔닝된 이 모델은 약 15만~20만 위안(한화 약 2,000만~2,800만 원)의 가격대로 2027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디자인만 봐도 폭스바겐 특유의 정제된 유럽풍 언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화려한 다색 외장 컬러(예: 라일락 브리즈), 크롬이 강조된 그릴, 긴 휠베이스 중심 설계 등은 오히려 중국 로컬 브랜드 디자인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브랜드 특유의 절제된 정체성보다는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쇼룸 승부’형 디자인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같은 길을 걷는 아우디와 벤츠, 그들의 ‘굴욕적’ 현지화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같은 독일계 브랜드인 아우디 역시 2025년 상하이 오토쇼에서 중국 전용 전기차 브랜드 ‘AUDI’를 선보이며 전통적인 로고(4개 링)를 과감히 버렸다. 그 대신 대문자 알파벳 로고를 채택하고, 로컬 소비자 니즈에 초점을 맞춘 롱휠베이스 모델과 전면 디지털 서피스 루프 디자인 등을 대거 채택했다.

벤츠도 예외가 아니다. 베이징벤츠는 중국형 E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을 비롯해 EQ 시리즈 등 중국 전용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실내에는 대형 스크린, 와이드형 디지털 계기판, 다채로운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하면서 중국식 ‘호화 전자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다 똑같은 전기차”가 된 글로벌 브랜드들

문제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이 글로벌 브랜드의 ‘차별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마다 고유한 철학이 뚜렷했고, 디자인 언어나 운전 감성, 실내 구성 등에서도 명확한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들만 보면 어떤 브랜드든 비슷한 실루엣, 유사한 디지털 콕핏, 대형 스크린과 일자형 헤드램프 등을 채택하고 있어, 심지어 마감재나 컬러까지 유사한 경우도 적지 않다.

폭스바겐 ID.AURA의 경우만 해도, 이미 샤오펑(Xpeng), 니오(NIO), BYD의 디자인 요소들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그들만의 리그”란 말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런 ‘디자인의 동질화’ 때문이다. 더는 누가 누구를 베낀 건지조차 구분이 어려울 지경이다.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ID. AURA [사진 = 폭스바겐]

‘중국 전용 가격’의 이중 잣대… 해외 소비자만 손해?

중국 내 가격 정책 역시 이중 잣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BYD의 위안 플러스(Atto 3)는 중국에선 1,800만 원대에 판매되지만, 한국에선 동일 모델이 3,150만 원에 책정되어 있다. 보조금을 받는다 해도 실 구매가는 중국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이는 단순히 BYD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지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전기차는 가격 경쟁을 위해 극단적으로 가격을 낮추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마치 ‘프리미엄’인 듯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AUDI E5 스포트백 [사진 = AUDI]
AUDI E5 스포트백 [사진 = AUDI]
AUDI E5 스포트백 [사진 = AUDI]
AUDI E5 스포트백 [사진 = AUDI]

디자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 주도권도 넘어갔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글로벌 브랜드가 더는 기술이나 디자인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CMP 플랫폼이나 중국형 CEA 구조처럼, 중국 내 합작법인이 플랫폼을 독자 개발하고 설계 주도권까지 가지는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폭스바겐·벤츠·GM 등 기존 강자들이 오히려 현지 파트너에 의존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현지화’ 차원이 아니라, 주도권을 넘겨주는 일종의 ‘전략적 양보’이자 ‘굴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결국 브랜드는 이름만 빌려주는 셈이 되고, 제품의 본질은 ‘중국 전기차’의 표준화된 틀에 갇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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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언스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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