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Y 한국 영국 판매량 [편집 = 래디언스리포트]](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7f11f452-b894-4b82-891c-ae0049fd2584.png)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2025년 5월, 테슬라 모델 Y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상반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테슬라는, 단 한 달 만에 벤츠와 BMW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반면, 같은 시기 영국에서는 모델 Y가 참담한 실적을 기록해, 글로벌 판매의 온도 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6월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5월 한 달간 6,560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4월 대비 무려 354% 폭등한 수치로, KAIDA가 테슬라를 공식 통계에 포함시킨 2024년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그 중심에는 누가 뭐래도 ‘모델 Y’가 있다.
테슬라 모델 Y는 지난달 단일 차종 판매량 6,237대를 기록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317대)나 BMW 5시리즈(2,092대)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를 보여줬다.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는 사실상 독주에 가까운 성과였다. 이는 한국 시장 특유의 소비 성향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델 Y [사진 = 테슬라]](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7d311509-9a41-48b5-ac68-068ec1f93be6.png)
반면, 대서양 건너 영국에서는 테슬라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5월 테슬라의 영국 판매량은 1,7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국 전체 전기차 시장이 28% 성장하고 전체 자동차 시장도 4.3% 증가한 것과 대비되면서, “영국인들은 전기차는 사지만 테슬라는 안 산다”는 역설적 평가까지 나온 상황이다.
유럽 전반으로 확대해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프랑스(-67%), 포르투갈(-68%), 스웨덴(-53%), 덴마크(-31%) 등 주요 시장에서 일제히 판매량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브랜드 충성도 약화와 경쟁사의 기술·가격 전략 앞에서 테슬라가 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호주와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예외적으로 선전하는 모습도 있다. 특히 호주는 5월에 3,897대의 테슬라가 팔려 전년 대비 9.3%, 특히 모델 Y는 122%나 급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적 반짝 반등이 테슬라의 글로벌 침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모델 Y [사진 = 테슬라]](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3c717393-c57a-4cac-ac9b-0b5a1bff6514.png)
한국 시장, ‘가성비 전기차’에 열광한 이유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는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핵심은 가격 전략에 있다. 5월 국내 시장에 본격 투입된 모델 Y의 부분 변경 모델, 일명 ‘주니퍼’는 후륜구동(RWD) 모델을 앞세워 ‘가성비’ 공세에 나섰다.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이 모델은 출고가가 5,299만 원이며,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는 4천만 원대 후반까지 낮아진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대를 정확히 겨냥한 셈이다. 게다가 한국은 여전히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가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 경쟁 브랜드를 압도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테슬라 생태계의 강력한 진입 유인을 제공한다. 여기에 정숙성, 개선된 내외장 디자인, 다양한 편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시장의 반응은 ‘열광’ 그 자체였다.
이와 함께, 513대를 판매한 중국 BYD의 아토3도 주목할 만하다. 수입 전기차 모델 중 2위에 오른 이 차는 LFP 배터리를 탑재한 또 다른 ‘가성비’ 전기차로, 한국 소비자들이 실용성과 가격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모델 Y [사진 = 테슬라]](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f7d61288-20ea-4c9c-afdf-9457f7d80ea5.png)
테슬라 글로벌 전략, 어디로 가야 하나?
이처럼 한국에서의 테슬라 성공은 단순한 ‘현지 반짝 인기’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프리미엄 이미지보다는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 전략이 주요 시장에서 더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대중 확산 전의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은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이 단지 경쟁 심화나 보조금 감소 탓만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품 주기의 정체, 가격 대비 만족도 하락, 대체 브랜드의 부상 등은 테슬라의 기존 강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결과는 “가격과 실용성만 갖추면 전기차는 여전히 잘 팔린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테슬라가 더 이상 기술 선도 이미지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차세대 보급형 모델과 지역 맞춤형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의 돌풍은 그런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댓글0